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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화웨이 겨냥…쿠바 내 中 스파이 활동 제재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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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화웨이 겨냥…쿠바 내 中 스파이 활동 제재 강화

중국은 쿠바 내 중국의 스파이 활동 혐의는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은 쿠바 내 중국의 스파이 활동 혐의는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사진=로이터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의 방중을 통한 ‘디리스킹’ 노력이 전개되는 가운데 미국 바로 뒤편인 쿠바에서의 중국 스파이 활동에 대한 논란이 쟁점화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6월 초 중국이 미국의 기밀을 수집하기 위해 쿠바에 비밀 조직을 두고 불법적으로 신호 정보를 수집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폭로했다. 베이징과 아바나가 쿠바 북부 해안에 새로운 합동 군사훈련 시설을 설립하기 위해 협상 중이라는 내용도 함께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후속 보도는 트럼프 전 대통령 당시부터 중국의 비밀 스파이 조직이 불법 신호 정보 수집을 위해 가동된 의혹이 있으며, 당시에 이 신호 정보 수집을 가능하게 도운 중국의 통신장비 제조업체 화웨이와 통신장비 및 솔루션 공급업체인 ZTE 소속 직원에 대해 추적이 있었다는 내용을 새로 보도했다.

◇쿠바에서 중국의 스파이 행위는 트럼프 전 대통령 때부터


중국이 트럼프 전 대통령 때부터 쿠바에서 비밀 도청 활동을 했다는 논란은 이미 제기된 바 있다. 미국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은 2019년부터 쿠바 지역에 4개의 비밀 도청 기지를 양국 공동으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지는 미국 군사 기지와 정부의 통신 시설을 감시하는 것이었다. 이에 미국 정부는 중국의 도청 활동에 대해 강력히 비난하고, 중국에 도청 활동 중단을 요구했다. 물론 중국은 이를 부인하고 쿠바도 마찬가지였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은 당시 쿠바에 있는, 도청 활동이 의심되는 중국 스파이 사이트에서 화웨이와 ZTE 직원을 추적했다. 거대 통신사가 쿠바에서 중국 신호 정보 수집 역량을 확장하는 데 모종의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규명하려고 했던 것이다.

화웨이와 ZTE는 도청에 사용할 도구를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 않지만, 데이터를 중국으로 전송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서버 및 네트워크 장비와 같은 작업을 쉽게 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전문으로 한다. 화웨이나 ZTE는 모두 당시에 이를 부정했다.

백악관은 2019년 쿠바에 있는 정보 수집 시설을 업그레이드한 후 중국은 쿠바에서 존재감을 강화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으며, 정보 수집을 확대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19일(현지 시간) 말했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는 중국이 쿠바에서 스파이 활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했다. 워싱턴 주재 쿠바 대사관은 중국 스파이 기지에 대한 월스트리트저널의 이전 보도를 “완전히 거짓이고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 의회와 정부의 중국의 불법 행위 대응


미국 관리들은 오랫동안 중국 정부가 자국 통신사를 이용해 스파이 활동을 할 수 있다고 말해왔다.

이를 규제하는 데 미국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보고 차세대 통신 네트워크에서 화웨이를 차단하도록 동맹국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왔다.

중국공산당 초당파 특별위원회 위원장 마이크 갤러거(공화·위스콘신) 하원의원은 20일 헤인즈 국가정보국장과 러몬도 상무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중국 통신사에 미국 기술 수출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그는 화웨이가 ZTE 및 그레이트 드래건 정보통신기술 그룹과 함께 2000년대부터 쿠바 정부의 통신 및 인터넷 인프라 현대화를 지원했다고 말했다.

갤러거는 중국이 군사력을 증강하기 위해 자국 기업을 이용하는 것을 고려할 때 쿠바에서 중국의 정보 능력을 강화하는 것은 중국 통신사의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좀 더 강하게 이를 저지했어야 했다는 경고다.

그는 중국의 신호 정보 작전과 쿠바에서의 상업 활동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정보 커뮤니티의 인식과 해당 정보가 현재 수출 허가 규정에 적용되는지를 물었다.

2019년 미 상무부는 미국 기업이 화웨이에 많은 상품을 배송하려면 요건을 취득하도록 강제하는 목록에 화웨이를 추가했다. 그러나 상무부는 그러한 라이선스를 많이 발급해 수출업체가 화웨이에 기술을 계속 판매할 수 있는 출구를 허용했다.

상무부의 대중국 정책 변경을 압박하는 데 앞장섰던 미 하원 외교위원장인 마이클 매콜(공화ㆍ텍사스) 의원은 2021년에 상무부가 2020년 11월부터 2021년 4월 20일까지 화웨이에 약 610억 달러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113개의 수출 허가를 부여한 데이터를 발표했다. 규제가 헐겁다는 말이다.

이에 대해 상무부 산업 및 보안 담당 차관인 앨런 에스테베즈는 의원들에게 민감한 미국 기술이 적의 손에 넘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무부 대변인은 화웨이가 여전히 “중대한 수출 규제”에 직면해 있다면서, 4월 면허 없이 화웨이에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판매한 미국 기업에 대해 상무부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민사 처벌을 부과했다고 언급했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쿠바에서 중국의 스파이 활동과 군사 활동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고 중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말했다.

그는 언론에 “우리가 매우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며 우리는 그것에 대해 매우 명확하게 밝혔다”고 말했다. “조국을 보호할 것이며, 우리의 이익을 보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에 이를 확인하고 사실이라면 절대 하지 말라는 의미를 전달했다는 말로 해석된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 존 커비(John Kirby)는 “중국이 서반구에서 영향력, 범위, 정보 수집 능력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는 것은 비밀이나 놀라운 일이 아니며, 여기에는 양국이 꽤 오랫동안 유지해온 쿠바 관계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그는 “인식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고 모니터링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며 이를 저지하고 우리 자신의 비밀과 국가 안보를 보호하기 위해 계속해서 조치를 할 것이다. 이 공간에서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이제 지켜볼 일은 중국의 반응이다. 미국의 항의를 존중해 쿠바에 제공한 경제적·군사적 지원에도 불구하고 이미 확보한 비밀 신호 정보 수집 장소라고 여겨지는 시설을 포기할지 여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