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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외국기업의 투자 절대 보호"…중국, 매력외교로 경제봉쇄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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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외국기업의 투자 절대 보호"…중국, 매력외교로 경제봉쇄 돌파

중국이 '매력외교'로 미국과 틈새가 벌어진 부분을 메우려고 하지만 결코 쉽지 않다. 중국은 당근과 채찍으로 끈임없이 세계에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이 '매력외교'로 미국과 틈새가 벌어진 부분을 메우려고 하지만 결코 쉽지 않다. 중국은 당근과 채찍으로 끈임없이 세계에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이 자유 진영의 봉쇄에서 벗어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을 선두로 대외적으로 저명한 인사들이 총출동하여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해소하고 다시 중국에 투자하고 중국과 교류를 확대하기를 원한다. 경제적 측면에서만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다. 외교와 안보, 군사적 측면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봉쇄를 뚫고 정치, 경제, 외교, 군사 전 분야에서 ‘중국몽’ 실현을 위해 내달리고 있다.
◇시진핑 주석, 투자 유치의 선두에

시진핑 주석은 최근 빌 게이츠 접촉에 이어 텐진에서 열린 하계 다보스포럼 행사에 참석하는 국가 정상과 외국 기업을 대상으로 “글로벌 투자자 보호 약속”을 강력히 천명했다.

현재 전 세계 주요 주식시장 가운데 최악인 홍콩과 상하이 주식시장의 실적 저조, 열악한 환율로 중국인 불만이 높기 때문이다. 청장년층의 실업률도 더 나빠지고 있어 민심이 동요할 여지가 크다.

이를 해결하려면 해외 투자가들이 중국을 떠나지 않고 다시 투자를 확대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처럼 외국 기업을 제압하는 인상을 주면 경제를 되살리기가 어렵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자금난 해소를 위해 외국인 투자 유치에 고군분투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의 가장 핵심 목표가 국가발전이고 부흥”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성장을 위해 계속해서 국가와 시장을 개방할 것이며, 해외의 우려를 완화하는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2인자 리창의 “경제를 경제로 풀자” 호소

시진핑 주석의 총애를 받고 있는 해결사 리창 총리는 국내외에서 주요 인사들과 접촉하며 “경제적 장벽이 대결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리창 총리는 “자유 진영이 공급망에서 중국을 제거하려는 노력은 세계화를 망치고 경제를 정치화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경제의 이념화나 정치화를 청산하고 “경제 문제를 경제로 풀자”라는 제안을 하고 있다.

그는 유럽을 방문해 프랑스와 독일의 상대를 만나 “특정 국가에서 중국을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것은 세계를 분열과 심지어 대결로 몰아가는 것”으로 규정하고 “너와 나 모두 잘 살기 위해 배제를 풀 것”을 강조했다.

리창의 최우선 과제는 대만 이슈도 남중국해 문제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문제도 아니고 중국에 대한 봉쇄를 해제하려는 것으로 보였다.

‘벼락출세’한 리창은 만약 올해 경제 회복의 성과를 만들어 내지 못하면 그의 능력에 대한 불신, 그를 발탁한 시진핑의 선구안에도 큰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잘 안다.

◇봉쇄 속에서도 경제안보 활동은 강력히 전개

중국의 이런 노력은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다. 유럽에서 지도자들은 두 갈래로 나뉘고 있다. 러시아 문제로 특정 국가에 의존적 경제를 고수할 경우 더 큰 낭패를 당한다는 주장에 공감하는 쪽과 당장 중국과 긴장을 높이는 노선을 걸어가면 경제가 무너진다고 주장하면서 지속 교류해야 한다는 쪽으로 나뉘고 있다. 유럽의 두 강대국인 독일과 프랑스에서도 여론이 양분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EU 회원국이지만 친중 내지 친러 성향을 종종 표출하는 헝가리에서 “중국과의 디커플링은 유럽의 자살 행위”라는 중국 봉쇄 중단을 촉구하는 주장도 나왔다.

페테르 시자르토 헝가리 외무장관은 텐진에서 열린 하게 다보스포럼에서 “유럽의 최대 무역 상대이자 외국인 직접 투자의 원천인 중국과의 관계를 축소하면 지역 경제가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EU 지도자들은 지금까지 통일된 중국-EU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는 중국과 완전한 분리를 요구하는 미국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그는 “EU의 가장 큰 무역 상대 중 하나로 외국인 직접 투자의 주요 원천인 중국과의 관계를 축소하면 본질적으로 지역 경제가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은 헝가리에게 EU를 제외하면 가장 큰 무역 상대이자 올해까지 최고 투자자였다. 헝가리에는 독일의 자동차 공장이 많고 독일 자동차 공장에 배터리를 납품하기 위해 중국 제조기업들이 투자하며, 이것이 헝가리 경제 성장의 핵심 축이 되고 있다.

헝가리는 EU에서 “정치적 인식과 현실 사이에 큰 격차가 있다. 디커플링은 유럽 경제를 죽이고 독일 경제에도 매우 해롭다”고 말한다. 유럽의 정치 분위기가 “너무 이데올로기적이고 매우 감정적”이라고 중국을 대변한다.

중동에서 중국의 성과는 주목할 만하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변화는 놀랍다.

미국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베트남 다낭에 정박하자 중국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베트남 다낭에 정박하자 중국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로이터

중국은 수년 동안 사우디아라비아의 최대 교역 파트너이자 최대 석유 구매자로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진출해 있다. 빈살만 왕세자가 사우디의 자금과 중국의 기술을 활용한 2030 비전을 주도한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투자부 장관은 “중국과 미국과의 관계가 상호 배타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공개적으로 중국과 교류 확대를 선언한다.

미국은 여전히 사우디에 군부대를 파견해 첨단 무기를 판매하고 사우디군과 훈련 및 합동 작전을 제공해 해상을 통한 석유와 가스 수출을 보호한다.

하지만 사우디 지도층은 “중국은 다극 세계 질서의 일부이며 상호 이익은 강하고 상승하고 있다”고 말한다. “다극 세계의 핵심 파트너이며 공동 이익을 위해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말한다.

심지어 중국 기업과 사우디 기업이 제3국에 투자할 기회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달 초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베이징을 방문하는 동안 시진핑 중국 주석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관한 국제적인 평화 회의를 제안했다.

당사자인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가 이제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과 회담을 준비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방중하면 6년 만에 중국에서 시진핑 주석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이번 방문이 성사되면 이스라엘은 미국에 국익 외교를 할 때 다른 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신호를 워싱턴에 보내는 것이 된다.

지난 3월 중국은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간의 수년간의 외교적 교착 상태 끝에 잠정적인 데탕트를 중재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이를 바탕으로 이제 2014년 이후 교착 상태에 빠진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평화 회담을 촉진하는 데 나서고 있다.

다보스 하계 포럼에 인접국가인 베트남 정상을 특별히 초대했다. 전력난을 겪고 있는 베트남에 전기를 수출하고 중국을 떠나 해외에 공장을 지으려는 중국 기업들에게 베트남 투자를 늘릴 것도 권유 중이다. 베트남 북쪽 국경과 맞닿아 철도와 고속도로로 이동이 편리한 중국의 기업들이 베트남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베트남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확대하려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 8월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미국과의 군사 소통 3개 주요 경로를 폐기했다.

리상푸 국방장관은 샹그릴라 안보회의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방위군 사령관과 태국 육군 참모총장을 만났지만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회담은 거절했다.

여러 국가가 영유권 주장을 하고 있고 영유권 분쟁으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남중국해에서 중국 해군이 군사 훈련을 하고 있는 가운데 미 함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베트남 다낭 항구에 정박했다. 베트남 전쟁이 끝난 이후 미국 항공모함이 베트남 항구에 정박한 것은 세 번째이다.

베트남은 실리외교를 펼친다. 국가발전을 위해 공산당 이념과 경제 모두를 절충하는 외교를 펼친다. 그 결과로 중국을 방문하면서 미 항공모함에 항구 개방도 동시에 한 것이다.

중국은 당혹스런 결과였다. 리상푸 국방장관은 베이징에서 열린 베트남과 회의에서 “국제 정세가 혼란스럽고 얽혀 있으며 아시아 태평양 지역 안보가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판 반 지앙 베트남 국방장관과의 회담에서 “중국과 베트남은 계속해서 손을 잡고 새로운 사회주의 여정에서 긴밀히 단결하고 양국 공동 전략적 이익을 수호하며 지역 평화와 안정에 긍정적인 기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상푸 중국 국방장관은 “베트남과 협력하여 군대 간 고위급 소통과 협력을 강화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자유 진영의 봉쇄 전략에 맞서 경제력을 앞세운 매력 외교로 봉쇄를 돌파하려고 한다. 자국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시장 개방과 경기 부양책을 말하면서 해외 투자를 유치하려고 한다. EU 구성원 가운데 중국 의존적 국가에 대해 “경제를 경제로 풀자”는 공감대를 확보하려고 한다.

미국이 주도하는 자유 진영의 봉쇄전략에 맞서 중국은 경제력을 바탕으로 매력 공세를 다시 펼치고 있다. 양 강대국의 절충과 긴장은 앞으로 계속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