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로 초대박을 터뜨린 오픈AI가 머잖아 파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도의 AI 전문매체 애널리틱스인디아매거진(AIM)은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오픈AI가 이르면 내년 말께 파산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AIM이 내세운 근거는 AI가 챗GPT 서비스를 위해 매일같이 부담하고 있는 운영비가 천문학적인 수준이라서다. 운영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 벌어들이는 수익은 그만큼 늘어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감소세로 돌아선 챗GPT 사용자

AIM은 오픈AI의 수익이 얼마나 증가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오픈AI 홈페이지인 오픈AI닷컴을 방문한 챗GPT 사용자 추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오픈AI가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챗GPT를 출시한 뒤 지난 5월까지 급증세를 탔던 방문자가 지난 6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고 AIM은 밝혔다. 5월 기준으로 19억명을 기록해 정점을 찍은 방문자 규모가 6월 들어 17억명으로 줄어든데 이어 지난달에는 15억명 수준으로 더 감소했다.
AIM은 “챗GPT 사용자의 오픈AI 방문건수가 이처럼 감소했다는 것은 오픈AI가 본격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최신 버전인 GPT-3.5와 GPT-4를 내놓았음에도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주장했다.
이어 “오픈AI가 예상 밖으로 챗GPT를 통한 수익을 크게 늘리지 못하는 이유 가운데 한가지로 오픈AI가 챗GPT의 API를 공개한 이후 챗GPT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이 우후죽순으로 등장하면서 'API 카니벌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 현상이 확산된 것도 지목되고 있다”고 전했다.
카니벌라이제이션이란 동족 살인을 뜻하는 카니발리즘(cannibalism)에서 비롯된 표현으로 한 기업이 내놓은 획기적인 제품이 탁월한 후속 제품이 출시되면서 먼저 내놓은 기업이 출시한 제품의 시장을 갉아 먹는 ‘자기 시장 잠식’ 현상을 가리킨다.
챗GPT에 기반한 API가 속속 등장하면서 오픈AI가 후속으로 내놓은 챗GPT 계열 서비스의 저변을 오히려 좁혔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천문학적 규모의 챗GPT 운영비, 손실 눈덩이처럼 불어나
그러나 더 큰 배경으로는 막대한 규모의 챗GPT 서비스 관련 운영비가 지목된다.
오픈AI가 챗GPT를 운영하는데 드는 비용이 하루에 무려 70만달러(약 9억4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챗GPT 서비스는 대용량 데이터를 대규모 컴퓨팅 자원을 활용해 학습하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이 LLM을 가동하는데 고성능 서버가 필수적이어서 서버 운영비와 전력 사용료로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AIM은 “오픈AI의 뒷배인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업체 마이크로소프트가 100억달러(약 13조4000억원)를 투자한데다 다른 벤처투자가들도 가세한 덕에 아직은 막대한 운영비를 감당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언제까지 충분한 수익을 내지 못한 채 투자자들에게 계속 의존하는 형태로 갈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AIM에 따르면 오픈AI은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기는커녕 아직 손실만 보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오픈AI가 지난 5월 현재 기록한 손실 규모는 5억4000만달러(약 72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은 여유가 있어 보이지만 투자금을 모두 까먹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라고 AIM은 지적했다. 오픈AI는 올해 2억달러(약 2700억원), 내년에는 10억달러(약 1조34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매출이 늘기는커녕 오히려 손실만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라고 AIM는 강조했다.
오픈AI처럼 혁신적인 기술력을 가진 기업 입장에서는 기업공개도 언젠가 고려해야 할 수순이지만 이마저도 현재로서는 난망하다는 지적이다.
통상적으로 스타트업 기업이 미국 증시에서 상장하려면 기업 활동을 한 기간이 최소 10년은 넘어야 하고 연매출도 1억달러(약 1400억원) 수준은 돼야 하는데 오픈AI는 아직 여기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