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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연준 '연착륙'에 자신감...지난 18개월 사이 가장 낙관적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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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연준 '연착륙'에 자신감...지난 18개월 사이 가장 낙관적 분위기

연준, 내년까지 긴축 통화 정책 유지해도 경기 침체 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소프트 랜딩 (연착륙)에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연준은 20일 (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어 기준 금리를 현 5.25~5.50%로 동결하면서 올해 한 차례 더 인상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연준은 또한 이날 새로 제시한 FOMC 위원들의 금리 예상치인 점도표와 향후 국내총생산 성장률, 실업률 예상치를 통해 통화 정책 운용에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뉴욕 타임스(NYT)는 “연준이 물가를 올해 안에 신속하게 안정시키면서 견고한 성장세를 견인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연준이 지난해 3월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금리 인상을 시작한 이래 지난 18개월 사이에 이번 FOMC 회의가 가장 희망적이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은 내림세로 돌아섰고, 소비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노동 시장도 여전히 탄탄하게 유지되고 있다. 연준이 앞으로 고금리 상태를 상당 기간 유지하면서 대규모 실업 사태를 유발하지 않으면서 경제를 안착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이 매체가 지적했다.

연준은 이번 금리 동결을 통해 연쇄 금리 인상이 실물 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점검할 수 있는 시간을 벌고 있다. 연준은 점도표를 통해 내년도 금리 예상치를 기존 4.6%에서 5.1%로 올렸다. 이는 곧 연준이 통화 긴축 정책 기조를 내년에도 계속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연준이 고금리 상태를 상당 기간 유지해도 미국 경제가 급격한 침체에 빠지지 않으면서 경기가 서서히 냉각될 것이라는 게 연준의 판단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FOMC 회의가 끝난 뒤 열린 기자 회견에서 “나는 늘 소프트 랜딩이 가능한 결과가 될 것으로 생각해왔고, 그런 경로가 있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나는 이것(소프트 랜딩)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단언했다. 그는 “소프트 랜딩이 우선적인 목표이고, 우리가 늘 그것을 달성하려고 노력해왔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이 그리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완만한 경기 하강’이다.

연준이 이날 새로 제시한 점도표와 경제 전망치도 소프트 랜딩 시나리오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연준은 올해 말 금리를 직전 전망과 같은 5.6%(이하 중간값)로 예상했고, 내년 말 5.1%(6월 전망치 4.6%), 2025년 말 3.9%(6월 전망치 3.4%), 2026년 말 2.9%(6월 전망치 없음)로 각각 예상했다. 2027년 이후 장기적으로는 2.5%를 예상했다. 이는 단기적으로 연내에 한차례 0.25% 포인트 추가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고, 내년 한 해 금리 인하 폭은 0.5% 포인트 수준에 그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19명의 FOMC 위원 중에서 12명은 연말 기준 금리 전망치가 지금보다 0.25% 포인트가 높은 5.50%∼5.75%로 예상했고, 나머지 7명은 현재와 같은 5.25∼5.50%를 예상했다.

연준은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직전 3.2%에서 3.3%로,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직전 1.0%에서 2.1%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연말 실업률 전망치는 직전의 4.1%에서 3.8%로 낮췄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10회 연속 금리를 인상한 뒤 6월엔 금리를 동결했고, 직전인 7월에는 다시 0.25% 포인트 올리며 기준 금리를 2001년 이후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5.25∼5.50%로 끌어올렸다.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 회견에서 "적절하다고 판단하면 우리는 금리를 추가로 올릴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하락해 정책 목표 수준으로 안정화됐다고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적인 통화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카고연방준비은행(연은)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미국 경제가 침체를 피하면서 저물가와 안정적인 성장이 결합한 골디락스 시나리오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시카고 연은의 이코노미스트들인 스테파니아 디아미코와 토마스 킹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미국 기준 금리 인상의 영향이 대부분 경제에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