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미국 증시는 주요 지수가 상승했지만 매수세는 주춤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4거래일 연속 하락해 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이날 강연을 통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콜린스 총재는 인플레이션률이 목표치인 2%를 향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확신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통화 정책은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셸 보우만 연준 이사도 같은 날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연준은 20일 열린 FOMC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5.25~5.50%로 동결했다. 하지만 올해 말까지 한 차례 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향후 금리 전망치도 내년 말 까지 5.1%로 상향 조정했다.
아이치 아메미야 노무라 증권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장기 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려는 의도가 있었을 것"고 분석했다.
미국이 발표한 경제 지표에 따르면 금융 환경은 강화됐지만 지난해 말에 비해서는 약화됐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추가 금리 인상에는 리스크가 따르는 상황에서 장기 국채 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 긴축 효과를 높이려는 의도가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시장거래에서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약 16년 만에 4.5%대로 올라섰다.
금리가 상승하면 시장과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전미부동산협회가 집계하는 8월 중고주택 판매 건수는 높은 금리의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15.3% 감소했다. 또한 30년 고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약 7.2%로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샘 블러드 웰스파고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대출 비용 상승이 지속되고 있어 앞으로도 주택 시장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식 시장도 높은 금리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퀵(QUICK)·팩트셋에 따르면 S&P500 지수의 12개월 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현재의 18배 수준이다. 이는 현재의 주식 가격이 과대평가될 가능성이 있음을 나타낸다.
반면 JP모건은 과거 장기 금리가 4.25~4.5%일 때 PER 중간값은 16배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리스크는 하락 측면에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미국 경제는 연준과 시장의 예상보다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지만 지속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네스 맥피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고금리의 영향은 내년 초 쯤 정점을 찍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통화 긴축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데다 재정 긴축과 가계 경제 악화가 겹치기 때문이다.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20일까지 1주일간 주식 상장지수펀드(ETF) 등에서 순유출된 금액은 지난해 12월 이후 최대 규모다.
이런 움직임이 지속된다면 주가가 하락하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노훈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unjuro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