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중국, EU의 EV 보조금 조사 확대…현지 투자로 우회

공유
0

중국, EU의 EV 보조금 조사 확대…현지 투자로 우회

중국 EV 제조기업들이 유럽 현지 투자를 확대해 EU 집행위의 규제를 우회해 대응할 전망이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 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EV 제조기업들이 유럽 현지 투자를 확대해 EU 집행위의 규제를 우회해 대응할 전망이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
중국 EV 제조기업들이 유럽 현지 투자를 확대해 EU 집행위의 규제를 우회해 대응할 전망이다.

중국 EV 자동차 제조기업들이 자국 EV의 유럽 시장점유율 확대에 대해 EU 집행위가 보조금 조사 등 규제에 나서자 유럽에 현지 공장을 건설해 생산, 판매하는 방식으로 보조금 조사와 이후 관세 인상 등 규제를 피해 유럽 시장에서 EV 시장점유율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는 유럽의 각국 정부가 경제 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투자를 갈망하고 있는 점을 공략해 투자 유치에 적극적인 정부와 교섭에 나서고 있다.

유럽 현지 투자 확대 배경


유럽은 2035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할 계획으로 EV 차량 구입 보조금과 충천 인프라 투자를 통해 EV 보급을 지원하고 있어 EV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중국은 이 흐름을 읽고 유럽 진출을 확대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EV 생산국으로, 유럽에 수출을 늘리고 있다. 중국산 EV의 유럽 시장점유율은 2023년 1~7월 기준 8%로, 2019년에 1% 미만보다 크게 늘었다.

중국의 2022년 EV 등 신에너지 자동차의 생산 대수는 700만대 규모로 세계 선두였으며, 이 중 15% 전후가 수출분으로 그 절반의 55만대 정도가 유럽으로 수출됐다.

2023년 8월 유럽에서 MG, BYD 등 주요 EV 판매가 급증했다. MG는 전년 동기 대비 280% 증가한 1만4411대를 판매하며 유럽 상위 40대 베스트셀러 목록에 MG4가 진입했다. BYD는 전년 동기 대비 1200% 증가한 2685대를 판매하며 오토 3가 유럽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에 유럽 자동차 산업은 중국 경쟁력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주요 자동차 국가에서는 자동차 산업의 경영 부진과 일자리 감소 등이 국가적 이슈가 되자 중국 EV에 대한 견제 필요성을 절감했다.

독일·프랑스를 중심으로 자동차 산업은 많은 고용을 창출하고 성장률에 기여하고 있지만, 중국 EV 진출로 시장 잠식을 걱정하고 있으며 그간 유망한 진출국이었던 중국에서 유럽차 판매 점유율이 2019년 23%에서 2023년 1~6월 18%로 떨어지자 위기감이 커진 것이다.

이에 EU 집행위는 중국 EV 보조금 지급의 불공정성 조사에 나섰다. 중국 정부의 EV 제조 보조금 지급이 불공정 경쟁을 유발하고 있는지를 실제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조사는 내년 6월까지 진행되며, 조사 결과에 따라서 관세가 지금보다 2배 이상 오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중국 EV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EU 집행기관인 유럽위원회 돔브로프스키스 통상 담당 부위원장은 25일(이하 현지시간) 베이징시에서 강연을 통해 “중국이 대등하고 공정한 경쟁환경이 부족하다면 EU는 보다 강경할 수밖에 없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정부에서 지급하는 보조금 정책이 EV 분야 경쟁을 왜곡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중국은 수출이 아닌 유럽에 EV 공장 건설투자를 확대하려고 한다. 유럽 현지 생산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 유럽의 보조금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EV 제조업체들의 유럽 현지 투자 확대


중국 측은 보조금과 판매 가격의 상관성을 부정한다. EV를 포함한 신에너지차량에 대한 보조금은 2022년 말 종료됐다고 말한다. 중국 외무성은 25일 기자 회견에서 “EU 보조금 조사는 글로벌 자동차 공급망 안정에 도움이 안 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중국 정부와 자동차업계는 EU 견제에 대해 과거 자동차 분야에서 발생한 무역 마찰로부터 대응책을 배우고 현지 투자방식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먼저, 중국 국유자동차 대기업 상하이 기차 집단은 독일, 헝가리, 체코 등에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다. 9월 중순 유럽에서 자동차 조립 공장 입지 선정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중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10억 달러 자금을 조달했으며, 유럽에서 10만 대의 EV를 판매할 계획이다.

중국 EV 대기업 BYD도 9월 독일 뮌헨 자동차 전시회에서 “연말까지는 유럽지역에 완성차 공장 입지 선정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5년 안에 40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장성기차도 독일 언론에 독일과 헝가리, 체코를 후보지로 공장 신설을 검토하고 있어 독일에 공장을 건설할 경우 2025년까지 20만 대 전기차를 판매를 기대하고 있다.

기서기차는 영국 정부와 공장 건설에 협의 중임을 영국 언론이 보도했다. 2024년까지 10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할 수 있다고 밝혔으며, 영국 정부와 협력해 EV 보조금과 충전 인프라를 확대할 계획이다.

자동차 산업을 관할하는 중국 정부 당국도 “중국 기업의 현지 공장 건설계획을 지원한다”라고 말했다. 자동차 대기업에 의한 잇따른 표명에는 중국 정부의 의향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계획대로 EU 현지 공장에서 생산이 이뤄지면 총 80만대에 달하며 이외 수출 물량까지 합하면 중국 EV가 유럽 시장을 석권할 정도가 된다. 2023년 유럽의 EV 차량 대수는 대략 200만 대로 추정된다.

EV 업체의 유럽 진출과 병행해 배터리 공장 신축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세계 최대 배터리 기업인 CATL은 독일과 헝가리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SVOLT, CALB 등도 독일과 포르투갈에 공장을 건설하거나 협력하는 각서를 체결했다.

향후의 전망


중국은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유럽 현지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지만, EU의 강경한 대응으로 인해 여러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EU는 중국산 EV의 저렴한 가격과 중국 정부 보조금 정책이 불공정 경쟁을 유발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중국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EU는 조사 결과에 따라 중국산 EV에 대한 추가적인 규제를 도입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EU 내부에서도 중국에 대한 인식이 엇갈리고 있다. 독일은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를 중시하는 반면, 프랑스는 자국 산업 보호를 중시하며 중국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런 차이는 EU의 공동 행동력을 약화할 수 있다. EU의 결속력이 약해질 경우, 중국의 유럽 현지 공장 건설투자가 쉬워질 수 있고, 보조금 조사와 규제 강도도 약해질 수 있다.

하지만, EU의 결속력이 약해지면, 중국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질 수도 있다. 중국의 EU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자국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 중국에 더 강경한 대응을 할 수도 있다.

결국, EU의 결속력 약화가 중국의 유럽 현지 공장 건설투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확실하다.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따라서, 중국은 유럽 내에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현지 생산을 통해 유럽 시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중국산 EV의 안전성과 품질을 개선하는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유럽 국가 가운데 해외 투자를 갈망하고 풍부한 노동력과 보조금, 세금 혜택을 제공하고, 생산과 판매에도 유리한 곳을 선정해 공장을 건설하려고 할 것이다.

EU 집행 당국의 보조금 조사, EU27 회원국 사이에 광범위하게 퍼진 중국에 대한 거부감 등을 중국이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유럽 EV 시장에서 점유율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