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주제 하무스오르타 대통령, 닛케이와 인터뷰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속에서 '글로벌 사우스'로 꼽히는 제3세계가 관심을 받고 있으나 이는 인도와 브라질 등 지역 강국에 국한되고 있다. 세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국들이 살아남는 길은 양자택일을 피하는 것이다."
동남아시아에서 오세아니아 인근에 위치한 섬나라 동티모르의 주제 하무스오르타 대통령이 일본경제신문(닛케이)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글로벌 사우스란 남아메리카와 아시아 남부, 아프리카 등에 위치한 후진국·개발도상국을 총칭하는 말로, 호주와 뉴질랜드를 제외한 대부분의 선진국들을 일컫는 '글로벌 노스'에 대응되는 용어다. 본지에선 이달 11일 '미·중·러도 떨게 하는 글로벌 사우스의 영향력'이란 기사를 공개한 바 있다.
하무스오르타 동티모르 대통령은 "글로벌 사우스는 용어는 1차적으로는 지리적 개념이고, 그 이상의 의미는 거의 없다"며 "실제 글로벌 사우스에 소속된 국가들 중 관심을 받는 이들은 손에 꼽으며, 소국들의 생존 방안에 관심을 갖는 이는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하무스오르타 대통령은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법 아카데미, 미국 뉴욕 컬럼비아 대학교 등을 거친 석학이다. 1975년 포르투갈에서 독립한 동티모르가 인도네시아에 의해 점거당하자 국제연합(UN)에 개입을 촉구하는 등 자국을 대변하는 역할을 수행, 1996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1999년 동티모르가 인도네시아의 강점에서 벗어나 온전히 독립하자, 하무스오르타는 조국으로 귀국해 외무장관을 지냈다. 이후 총리 직을 거쳐 2008년 선거를 통해 제2대 대통령으로 선출, 2012년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했다. 이후 지난해 다시금 선거에 나서 제5대 대통령으로 재차 선출된 것이다.
동티모르는 인구 132만명, 1인당 GDP 2741달러(2021년, 동년 기준 한국은 5714만명, 3만4998달러)의 소국이다. 하무스오르타 대통령은 "두 강대국이 경쟁하는 형국에서 소국이 살아남는 길은 '양자택일'을 피하는 것"이라며 "경제 성장에 있어 소외된 국가에게 이를 강요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국제 형세에 관해 하무스오르타 대통령은 미중 사이의 화해를 강조했다. 그는 "두 나라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지만, 대화의 가능성조차 차단해선 안된다"며 "가능한 한 파트너십, 최소한 전략적 라이벌로서의 관계라도 유지하며 대화, 협력의 기회를 찾아야한다"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