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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 '극우 vs 보수 vs 좌파' 3파전 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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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 '극우 vs 보수 vs 좌파' 3파전 접전

22일 대선, 세 후보 지지율 30% 안팎…결선투표 가능성 커져
오는 22일 실시되는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우파후보 하비에르 밀레이.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오는 22일 실시되는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우파후보 하비에르 밀레이. 사진=로이터
중남미 아르헨티나의 대통령 선거가 22일 실시된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주요 3명의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으며, 중앙은행 폐지 등을 주장하는 우파 하비에르 밀레이 하원의원(52)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가뭄과 연율 100%가 넘는 인플레이션으로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극단적인 주장에 열광하는 유권자들이 눈에 띄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오피나 아르헨티나가 9월 1~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밀레이의 지지율은 34%로 1위를 차지했다. 반미 좌파 성향의 집권당 세르히오 마사 경제부 장관(51)이 29%, 주요 야당 연합의 중도 우파 파트리시아 불리치 전 치안부 장관(67)이 25%로 그 뒤를 이었다. 주요 3명의 후보 지지율은 30% 안팎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밀레이는 지난 9월 말 부에노스아이레스주 집회에서 전기톱을 휘두르며 지지자들을 선동했다. 여당의 방만한 정책으로 악화된 재정에 칼을 들이대겠다는 상징적인 의도가 담겨 있다. 주요 여당과 야당의 부패를 비판하며 "우리만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밀레이는 자유주의(자유지상주의)를 신봉하며 작은 정부를 지향하고 있다. 에너지 보조금 폐지,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경제의 달러화 등을 주장한다. 현 정권의 보호주의적인 정책의 전환을 주장하며 지지를 얻고 있다.
그 배경에는 아르헨티나의 경제난이 있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24.4% 상승했는데, 이는 1991년 8월(144.4%) 이후 32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이다. 가뭄과 통화 절하로 인한 수입물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이 악화되고 있다. 이러한 경제난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밀레이의 과격한 주장에 대한 지지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틱톡(TikTok)과 X(구 트위터) 등에서의 활발한 활동으로 젊은 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 틱톡과 X는 밀레이의 과격한 주장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젊은 층의 불안과 분노를 자극하며 밀레이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현 정부에서 경제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마사는 감세정책 확대로 반전을 노리고 있다. 9월 들어 빵과 우유 등 기초 식료품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제를 결정하고 소득세 면제 대상을 확대하는 등 잇따라 대책을 내놓고 있다. 저소득층을 위한 대책을 중시하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급여와 소득을 회복시키겠다"고 호소하고 있다.

현직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지난 4월 재선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여론조사에서 인기가 없는 데다 여당 내에서도 지지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요 야당 연합의 불리치는 무역과 투자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도 확대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투자와 수출을 촉진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거시경제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22일 투표에서 당선되기 위해서는 득표율 45% 이상을 얻거나 40% 이상으로 2위 후보와 10%포인트 이상 차이를 내야 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주요 3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30% 안팎으로 근접하고 있어 11월 19일 결선투표로 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