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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확전 시 중동서 3400만명 굶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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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확전 시 중동서 3400만명 굶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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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로고 이미지. 사진=로이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이 인근 국가로 확산하면 중동 지역의 식량 불안정이 심해질 수 있다고 세계은행(WB)이 경고했다.

5일(현지시간) 세계은행은 ‘원자재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중동지역에서의 충돌이 고조될 경우, 원유 등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생산·운송 비용이 증가하면서 식량 및 비료 사정이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가자지구의 경우, 지난해에 이미 전체 주민의 거의 절반인 약 119만 명이 식량 불안정 문제에 직면해 있었다. 이번 전쟁으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봉쇄하고 물자 반입을 통제하면서 현재는 주민 모두가 즉각적인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WB는 지적했다.

WB는 이번 전쟁이 확전할 경우, 인근 국가인 레바논과 예멘, 시리아 등지의 주민들까지 식량 사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서안지구(35만 명)를 비롯해 이들 지역도 지난해 기준 이미 약 3400만 명이 극심한 식량 불안정 상태에 놓여있다고 WB는 강조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심각한 식량 불안정에 직면한 인구 규모는 2017년 6억 2380만명에서 지난해 약 9억 명으로 늘었다.

다만 WB는 이번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는 아직 제한적인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WB는 이번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하기 전인 3분기 농산물 가격 지수가 지난 2분기에 비해 3% 하락했다고 밝혔다.

농산물 가격 지수가 하락한 이유는 곡물 생산량 증대와 공급 전망 개선 등의 요인이 기상 이변 및 러시아의 흑해 곡물 협정 탈퇴의 여파를 상쇄했기 때문이라고 WB는 분석했다.

특히 우크라이나의 옥수수와 밀 생산은 각각 전년 대비 9%, 4% 늘어났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의 전쟁 전까지 옥수수와 밀 수출 규모가 각각 세계 4위, 6위였다. 그 결과 3분기 곡물 가격지수는 7% 넘게 하락했다. 옥수수 가격은 18% 하락했으며, 밀 가격도 10% 넘게 내렸다.

쌀 가격은 인도의 수출 통제 등에 따른 여파로 3분기에 18% 올랐다. 8∼9월 쌀 가격은 2007∼2008년 식량 가격 급등 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WB는 전쟁이 중동에서 확전하지 않는 한, 곡물 가격지수는 올해 11% 넘게 하락한 데 이어 2024년과 2025년에도 각각 3%, 5%씩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쌀 가격은 올해와 내년에 각각 28%, 6%씩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