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중국 해군 370척 위협에 유럽 3국 항공모함 총출동

글로벌이코노믹

중국 해군 370척 위협에 유럽 3국 항공모함 총출동

영국 8개월 배치 이어 프랑스·이탈리아도 인도태평양 견제 작전
2024년 11월 14일 미국 해군 항공모함 USS 조지 워싱턴호가 동중국해, 한반도 남쪽, 일본 본토 서쪽에서 미국, 일본, 한국 3국 훈련 중 프리덤 엣지 3자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11월 14일 미국 해군 항공모함 USS 조지 워싱턴호가 동중국해, 한반도 남쪽, 일본 본토 서쪽에서 미국, 일본, 한국 3국 훈련 중 프리덤 엣지 3자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이 370척이 넘는 함정과 잠수함으로 미국 해군을 앞지르는 세계 최대 해군을 만들어 서태평양에서 군사력을 뽐내는 가운데, 영국·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 나토 회원국들이 항공모함을 인도태평양에 잇따라 보내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뉴스위크는 지난 11(현지시각)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도를 통해 유럽 국가들이 인도태평양에 해군력을 보내는 배경과 전략 의미를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은 지난 6월 처음으로 항공모함 두 척을 서태평양에 동시에 보내 해군력을 뽐냈다. 이는 미국이 중동 긴장에 집중하면서 올해 초 USS 칼 빈슨과 USS 니미츠 항공모함 두 척의 위치를 바꾸고 서태평양에 해군력 빈자리를 만든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 유럽 항공모함의 잇단 배치 작전


현재 영국 항공모함 HMS 프린스 오브 웨일스호가 인도태평양에서 8개월간 작전을 벌이고 있다. 이달 초 스텔스 전투기를 실은 이 영국 해군 전함은 훈련을 위해 호주로 향한 뒤 일본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홍콩 침례대학교 정부 및 국제학과 크시슈토프 슬리윈스키 부교수에 따르면, 2008년 나토 9개국이 유럽항공모함그룹 함께 쓸 수 있는 능력 구상을 만들어 유럽 항공모함을 차례로 보내 인도태평양에서 꾸준한 주둔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웨일스 왕자 배치 외에도 영국은 2021HMS 퀸 엘리자베스호를 보내 미국이 배치한 구축함과 전투기를 포함한 항공모함 전단을 인도태평양으로 데려오는 7개월간의 임무를 수행했다. 지난 4월에는 프랑스 항공모함 FS 샤를 드골호가 5개월에 걸친 인도태평양 임무를 마쳤으며, 배치 기간 동안 필리핀 동부의 넓은 서태평양에서 미국과 일본 해군의 항공모함과 함께했다. 이탈리아 항공모함 ITS 카보우르도 지난해 이탈리아 해군의 전통 책임 영역 밖에 있는 인도태평양에 5개월간 보낸 전단을 이끌었다.

◇ 외교와 전략 목적이 핵심


영국 왕립연합서비스연구소 시다르트 카우샬 선임연구원은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유럽 항공모함 배치의 역할은 군사보다는 외교와 전략이며, 이는 무엇보다도 지역 파트너와의 협력과 항행의 자유와 같은 원칙에 대한 국가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지리전략위원회 엠마 솔즈베리 연구원은 "해군 주둔 작전은 충돌에 기대지 않고 공격을 막고 결의를 보여주는 데 도움을 줘 잠재 적의 인식과 행동을 만들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도태평양에 영국 항공모함 전단이 주둔하는 것은 군사력과 작전 범위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국제 파트너십, 지역 안정, 규칙에 바탕한 국제 질서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다"고 덧붙였다.

슬리윈스키 부교수는 "인도태평양에서의 항공모함 배치는 유럽 국가들이 공동의 전략 책임을 지고 있음을 보여주며, 이를 통해 미국은 다른 핵심 지역에 자원을 나누고 유럽 해군은 지역 안정을 보장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동맹 항공모함의 배치는 잠재한 중국의 적대 행위에 대한 억제력을 키운다""집단으로 해군력을 뽐내면 여러 나라의 통일된 대응에 맞닥뜨릴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이 공격적으로 행동하는 능력을 어렵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무역로 보호도 영국과 이탈리아 해군 배치의 또 다른 요인이라고 슬리윈스키 부교수는 설명했다. 영국과 아시아의 무역 상당 부분이 인도태평양 요충지를 지나는 항로에 기대고 있으며, 안정한 세계 질서를 옹호하는 이탈리아도 수출 주도 경제가 열린 바닷길에 크게 기대기 때문에 이 지역 무역의 이점을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는 뉴칼레도니아와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와 같은 태평양 영토를 통해 바다 이익을 보호하고 이 지역에서 중국의 경제, 정치, 군사 영향력 확대에 따른 나쁜 영향을 줄이려 한다.

중국의 해군 활동 증강은 동아시아 강대국과 주변국들이 동중국해, 대만 해협, 남중국해를 포함한 영유권 분쟁에 계속 얽혀 교착 상태와 충돌로 자주 이어지는 가운데 나왔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앞서 워싱턴의 최우선 지역인 인도태평양 전역의 긴장을 언급하며 중국이 점점 더 무력에 기댈 의지가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하고 중국의 공세를 막기 위해 합동 방위 협력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워싱턴 D.C. 주재 중국 대사관 류펑위 대변인은 뉴스위크에 "이 지역 밖 국가들의 군사 배치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아시아태평양의 평화와 안정에 해를 끼치고 있다""냉전 사고방식, 블록 대결, 제로섬 사고는 시대와 동떨어져 있으며 어디에도 앞장서지 않는다"고 맞섰다.

카우샬 연구원은 "유럽 항공모함이 서태평양에서 직접 전투 효용이 제한되기 때문에 주로 지원 역할을 했다"며 중국 인근에서 작전하는 데 필요한 탄약과 현지 물류가 부족하기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반접근ㆍ지역 거부 거품"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접근은 전진하는 적군이 작전 지역에 들어오는 것을 막는 반면, 지역 거부는 해당 지역 안에서 적의 행동 자유를 제한한다고 미 국방부는 설명한다.

유럽이 자국 지역을 훨씬 넘어 해군력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이 인도태평양에 다시 관심을 집중함에 따라 나토 동맹국들에게 유럽 안보에 대한 더 큰 책임을 질 것을 촉구하고 있으며, 이는 유럽에서 잠재적인 후퇴를 시사하고 있다.

솔즈베리 연구원은 러시아 해군을 억제하고 감시해야 할 긴급하고 지속적인 필요성을 감안할 때 인도태평양에서의 항공모함 배치의 우선순위가 낮아질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임무에 대한 영국의 지속한 노력은 세계 안보를 지원하는 영국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카우샬 연구원은 "태평양에 대한 항공모함 배치는 군사 약속의 지표라기보다는 외교 도구이기 때문에 아시아에서 중국을 상대로 쓰기 위해 유럽 비상사태에 필요한 자원을 반드시 투입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프린스 오브 웨일스의 배치가 끝난 후 인도태평양 임무를 위해 어떤 유럽 항공모함이 다음에 보내질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