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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워싱턴] 트럼프에 밀리는 바이든, 테슬라·토요타 노조 결성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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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워싱턴] 트럼프에 밀리는 바이든, 테슬라·토요타 노조 결성 지지

일리노이주에서 전미자동차노조 간부들과 면담…결속력 강화 나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 (현지시간) 일리노이주에서 열린 전미자동차노조(UAW) 주최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 (현지시간) 일리노이주에서 열린 전미자동차노조(UAW) 주최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미자동차노조(UAW)가 추진하는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도요타 자동차 미국 공장 등에서 노조 결성을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9일 (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일리노이주에서 열리는 전미자동차노조(UAW) 지도부와 만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들과의 면담을 위해 백악관을 떠나면서 기자들과 만나 테슬라와 도요타 근로자 노조 결성 지지 입장을 밝혔다.

뉴욕 타임스(NYT)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노조원의 표를 의식해 공화당 대선 주자와 기존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최근 경합 주 여론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UAW는 회원이 약 40만 명에 이른다. UAW는 지난 2020년 대선 당시에는 바이든 대통령을 공식적으로 지지했으나 2024년 대선을 앞두고 아직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9월 26일 미국의 빅3 완성차업체인 GM, 포드, 스텔란티스에서 동시 파업을 한 UAW 시위 현장에 동참해 노조 측이 요구하는 임금 40% 인상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빅3 완성차업체 본사가 있는 자동차의 메카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시 인근의 웨인 카운티 파업 시위 현장에서 ‘피켓 라인’에 동참했다. 피켓 라인은 노동자들이 동료들의 출근을 저지하면서 파업 동참을 독려하는 시위 대열이다. 미국 현대사에서 현직 대통령이 파업 시위에 직접 참여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UAW는 테슬라와 도요타 등 미국 내 무노조 자동차 공장에서 노조 결성 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UAW는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테슬라 공장에서 노조 결성을 시도했다가 실패했다. UAW가 빅 3와 임금 협상을 성공적으로 타결한 것을 계기로 테슬라 공장에서 노조 결성을 다시 시도할 준비를 하고 있다. UAW는 지난 3월 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노조 결성 탄압 등을 이유로 소송전을 벌여 승리했다.

몇 년 전 프리몬트 테슬라 공장에서 일부 직원들이 UAW의 지원을 받아 노조 결성을 시도하자 머스크가 이를 방해했다. UAW 측이 제기한 소송에서 미 노동관계위원회(NLRB)는 당시 테슬라가 노동법을 위반해 직원들을 강압적으로 심문하고, 스톡옵션을 잃을 수 있다고 협박했다고 판정했다. NLRB는 머스크 CEO에게 노조 조직화를 방해하는 트윗을 삭제하라고 명령했다. 머스크는 이 판결이 나온 뒤 지난 3월 2일 직원들이 노동조합 결성 투표를 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다.

빅3에서 UAW 노조원의 임금은 향후 4년 반 동안 25%가량 오른다. 빅3 노동자 시급이 32~40달러 (약 5만 4000원)로 뛴다. 이렇게 되면 일주일에 40시간을 일하는 정규직 노동자의 연봉은 평균 8만 4000 달러 (약 1억 1340만 원)에 이른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