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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장기전 늪 빠진 러시아‧우크라이나의 '공통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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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장기전 늪 빠진 러시아‧우크라이나의 '공통 문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로이터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의 늪에 빠졌다. 지난 2021년 2월 발발해 무려 2년 반을 훌쩍 넘어섰다.

어느 쪽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전황을 보이지 않고 팽팽한 대치만 거듭되는 가운데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이 공통적인 문제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나 전쟁의 향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4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양측이 모두 겪고 있는 문제는 다름 아닌 전장에 투입할 초급장교의 부족 문제다.

초급장교의 중요성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여러 요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잘 훈련된 초급장교들이란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라며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빠지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공히 초급장교를 충원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양측 모두 전장에 새로이 투입되는 전투 경험이 전무한 신참 병사들을 교육하고 훈련하는데 전투 경험이 있는 초급장교가 필수적인데 이들을 보충하는 일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얘기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군사전문가인 잭 와틀링은 최근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올해 들어 전력을 강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이는 전투 경험이 있는 잘 훈련된 야전 초급장교들이 부족한 것과 직결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문제 때문에 양쪽 모두 서로에 대해 공격적인 작전을 펼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얘기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주요한 배경 가운데 한 가지를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우크라이나군의 실태

우크라이나군의 경우 서방 국가들이 각종 무기와 장비를 지원하고 있으나 자체적인 문제 때문에 이를 전장에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전투 경험이 없는 초급장교들만으로 서방에서 공수한 무기나 장비의 사용법을 병사들에게 숙지시키는 일 자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뜻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러시아에 대한 반격 작전을 서방이 기대하는 만큼 펼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병력 수급 자체에 어려움이 크다 보니 야전에 꾸려진 부대 편성에도 비정상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와틀링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여단급 부대에는 15개의 중대급 전투부대로 꾸려지는 것이 통상적이지만 우크라이나군의 경우 전투 중대가 2개 정도에 불과한 여단이 수두룩한 것으로 파악됐다.

와틀링은 “기갑부대를 동원한 대규모 공세를 우크라이나군이 펼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이같은 속사정 때문”이라면서 “우크라이나가 전면적인 대규모 작전보다 소규모 부대로 소규모의 적진을 공격해 점령한 뒤 자리를 지키는 소극적인 전술을 펼치고 있는 것도 바론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2차 세계대전서 교훈 얻지 못한 러시아군


적극적으로 공세를 펼치지 못하기는 러시아군도 매한가지라는 지적이다.

러시아군 역시 진작부터 공격적인 작전을 포기한 채 확보한 참호를 사수하는 수세적인 전술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러시아군 입장에서도 전투 경험이 많은 초급장교를 비롯해 전투력 강한 병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수동적인 전술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는 얘기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러시아가 적군을 동원해 독일 동부전선에서 독일과 전쟁을 벌였을 때 압도적인 우위에 있는 병력 규모에도 어려움을 겪은 이유도 잘 훈련된 초급장교가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인데 오늘날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라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