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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에 혹독한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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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에 혹독한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가운데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과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가운데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과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우크라이나가 국제사회 관심이 저하되며 위기에 직면했다. 러시아의 호언장담과 다르게 전쟁이 장기화되는 와중에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까지 겹치며 국제적 관심이 분산되며 지원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전쟁뿐만 아니라 경제적 활동도 미국 등 자유 진영의 원조에 의존하고 있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미국의 정치적 분열과 경제 사정이 나빠지면서 자금 지원이 중단되고 있어서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의회에 수백억 달러를 요청했지만, 아직 하원을 통과하지 못하고 묶여 있다.
조 다니엘스 국제구조위원회(IRC) 수석 이사는 20일(현지시간) 미국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서 약 1800만 명의 인구가 인도주의적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이는 우크라이나 인구의 약 40%에 해당한다.

유엔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약 1200만 명이 난민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식량, 물, 의약품 등의 인도적 지원이 부족해 수백만 명이 기아, 질병, 사망의 위험에 처해 있고, 집을 잃고 피난처를 찾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안전한 숙소와 기본적인 생활 시설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 사무국(OHCHR)은 2023년 9월 24일까지 우크라이나에서 2만 7449명의 민간인 사상자 중 9701명이 사망하고, 1만 7748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 중 약 1200명이 어린이였다.

다니엘스 이사는 “우크라이나 남동부 지역에서는 치열한 전투가 계속되면서 집, 병원, 학교 등 민간 기반 시설이 파괴되고 있다”라며 “이로 인해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집을 잃고 인도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내 어린이 410만 명은 인도주의적 지원이 필요하다”라며 “전쟁으로 아이들이 폭력, 트라우마, 파괴, 이주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라고 덧붙이며 어린이들이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라고 지적했다.

전쟁과 코로나로 우크라이나 학생들은 지난 4년 동안 제대로 교육도 받지 못하고 있다. 3428개의 교육 시설이 손상을 입었고, 그중 365개가 완전 파괴됐다. 많은 학생들이 원격 학습에 참여하고 있지만, 때때로 정전 및 인터넷 중단으로 학습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가 혹독한 겨울을 맞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미사일 공격이 강화되면서, 전력망이 파괴됐기 때문이다.

세계의 인도주의적 지원에는 한계가 있고, 이를 기다리는 곳은 우크라이나 외에도 수없이 많다. 이제 우크라이나는 후순위로 밀려 필요한 자금 모금이 어려워졌다.

유엔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위해 39억 5000만 달러의 모금을 목표로 했지만, 미국은 목표의 절반에 불과한 26억 달러를 제공했다. 이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우크라이나는 점차 고립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도 이제 전쟁을 멈추어야 한다는 주장들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그의 대부분 참모들은 영토를 회복할 때까지 전쟁을 멈출 수 없다고 말하지만, 전쟁의 비용은 원조에 의존하고 있어 원조가 줄거나 끊기면 러시아와 대적할 수 없다.

하지만 미국은 물론 나토 회원국도 기나긴 전쟁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고, 내년에 미국 대선이 본격화되면 우크라이나 전쟁은 관심에서 더 멀어질 수 있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퓨리서치센터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미국인의 지지는 전쟁 초기인 2022년 2월 72%에서 올해 11월 58%로 하락했다. 또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에 대한 지지도 또한 72%에서 54%로 동반 하락했다.

나토 회원국도 유럽의회의 2023년 7월 여론조사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전쟁 지지는 전쟁 초기인 2022년 2월 83%였던 것이 72%로, 군사적 지원에 대한 지지도 또한 80%에서 70%로 하락했다.

아직 자유 진영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지지하고 있지만, 올해를 지나 내년에 미국 대선이 본격화되면 반전될 수 있고, 이렇게 되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에 대한 저항력과 전쟁 중단을 위한 협상력이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젤렌스키와 우크라이나는 지금 전쟁 이후 향후 어떤 전략을 구사해야 할지 가장 중요한 결정의 분기점으로 점점 다가서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