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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 전문가 “중·대만 대립 장기화되면 미국에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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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 전문가 “중·대만 대립 장기화되면 미국에 유리”

중국과 대만의 대치가 장기화되면 미국에게 유리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본사 자료이미지 확대보기
중국과 대만의 대치가 장기화되면 미국에게 유리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본사 자료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에서 열전이 벌어지고 있는 반면 대만 해협은 냉전 상태다. 그곳에서 미국과 중국 두 초 강대국이 보이지 않는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대만을 둘러싼 중국과의 잠재적인 충돌이 장기화될수록 미국에 유리하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왔다.
정치학자 이스칸더 레만은 ‘장기화를 위한 계획(Planning for Protraction)’이라는 최근 저서에서 대만 해협을 둘러싼 미·중 사이의 충돌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냉전 이후의 군사 작전은 보다 짧고 강렬해졌다. 하지만 미·중 대결의 양상은 "고통스러운 소모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레만은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장기간 충돌의 결과는 군의 효과적인 적응력, 국가의 사회 경제적인 힘과 탄력성, 그리고 동맹 관리 및 전략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의 결합에 의해 승패가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만은 “이 세 가지 요소를 기반으로 한 중국과 미국의 세부적이고 비교적인 전력 분석에 따르면 장기화될 경우 워싱턴이 궁극적으로 베이징을 이기게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스칸더 레만은 존스 홉킨스 대학교 국제 문제 연구센터(Kissinger Center for Global Affairs)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미 국방부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아 미·중 간의 대결 구조에 대해 연구해 오고 있다.

보수적인 싱크 탱크 허드슨 연구소의 시니어 펠로우인 브라이언 클락은 중국과의 장기간 전쟁에 대한 논의가 미국 정부 내에서 점점 더 확산되고 있으며, 그 전쟁이 워싱턴과 베이징 어느 쪽에 이득이 될지가 그들의 최대 관심이라고 말했다.

클락은 "아마 미국에 더 나은 결과로 나올 것이다. 최근 몇십 년 동안 미군에게 장기간 전쟁은 일종의 표준이 되어버렸다"고 설명했다. 클락에 따르면 중국은 우크라이나에서 진행 중인 것과 같이 장기간의 충돌을 유지할 능력이 없다.

마오쩌둥의 전략


그는 "중국의 산업은 그럭저럭 버티겠지만 그들의 정치 체제와 경제 체제는 어떨까? 중국은 원유 수송로를 확보해야 하는데 그들의 해군력이 얼마나 버텨줄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클락은 대만해협에서 전쟁이 벌어질 경우 중국의 첫 번째 공격을 무력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의 1차 공격이 성공하지 못하도록 막아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흥미롭게도 장기간의 전쟁 또는 전쟁의 장기화는 중국 공산당의 초대 주석인 마오쩌둥의 대표 전략이었다. 그는 일본과의 전쟁에서, 그리고 중국 내전 중에 이 개념을 사용해 대중을 통합하고 적을 시골로 끌어들여 게릴라 전쟁을 벌였다.

중국은 인구 감소와 같은 구조적 도전과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로 인해 체제의 합법성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경제 성장 수준을 유지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레만에 따르면 미국의 힘은 중국과 달리 "지리적 위치, 풍부한 천연자원, 비교적 건강한 인구 구조, 전 세계에 걸친 독보적인 동맹과 기지 네트워크, 그리고 신규로 확립된 에너지 수출국으로서의 지위"에 기반하고 있다.

물론 대만 해협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미국도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올해 워싱턴의 전략 및 국제연구센터가 실시한 워게임에서는 미국이 중국과의 잠재적인 전쟁에서 한 달 사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20년 동안에 겪은 것과 같은 피해를 입을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센터는 "이러한 손실의 규모는 중요한 군사적 손실에 익숙하지 않은 미국인들을 충격에 빠트릴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로버트 서터 조지 워싱턴 대학교 엘리엇 국제교류학부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도하는 ‘미국 제일주의’는 대만을 위험에 빠트리게 할 수 있다고 본다.

서터 교수는 29일(현지 시간) 한 세미나에서 "트럼프는 무료 탑승자를 좋아하지 않는데, 대만은 지난 과거에 무료 탑승자로 널리 인식되어 왔다"고 말했다. 따라서 내년 대선에서 '미국 제일주의' 대통령이 선출된다면 대만의 앞날에는 적신호가 켜지는 셈이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