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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정부의 청정에너지 과잉공급론 대두…대선에 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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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정부의 청정에너지 과잉공급론 대두…대선에 불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미국은 그간 태양광 패널의 약 8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에너지 안보가 취약해지고, 기후 변화 대응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재생에너지 확대를 주요 정책으로 채택한 바이든 정부는 미국 에너지 안보 강화와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태양광 산업 부흥에 전폭적인 투자를 했다. 미국 내 태양광 산업을 육성하여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미국을 청정에너지 강국으로 도약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국 태양에너지 산업협회(SEIA)에 따르면, 바이든 정부의 청정에너지 정책으로 투자한 태양광 패널 공장은 미국 전역에 총 16개다. 11개 공장은 2023년 한 해 동안에만 설립됐다.

미국 에너지부(DOE)는 투자 규모는 총 250억 달러로 미국의 태양광 산업에 대한 투자로는 역사상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모두 바이든 대통령의 대표적 청정에너지 이니셔티브인 인플레이션 감축법 혜택을 누리며, 수천 명 일자리를 제공한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태양광 및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동시에 미국산 태양광 패널 설치 개발자에 추가 세금 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투자 대상 기업은 미국, 한국, 중국, 일본 등 다양한 국가에 걸쳐 있다.

투자 효과는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2023년 미국의 태양광 발전량은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바이든 정부의 투자가 태양광 산업의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태양광 산업의 급속한 성장이 이제 과잉 생산으로 연결되고 있다.

우드 맥킨지에 따르면, 이미 중국이 태양광 패널 부품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하기 위해 1300억 달러를 투자했고, 이는 2032년까지 연간 글로벌 태양광 패널 수요를 충분히 충족할 수 있는 용량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생산 비용도 미국보다 65% 저렴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태양광 투자에 막대한 투자를 하면서 과잉 생산이 발생했고, 미국산 제품이 중국산보다 가격이 비싸 출혈경쟁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는 미국의 태양광 산업 발전에 충격을 줄 수 있다. 값싼 중국의 범람 속에 미국 자체 생산량도 늘어날 경우, 과잉 생산에 따른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면서 중국산 제품이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더 높일 수 있고, 투자한 태양광 패널 제조기업들은 큰 손실을 당할 수도 있다.

실제, 미국 조지아주에 본사를 둔 큐셀이 바이든 정부의 태양광 산업 지원 정책을 통해 미국 태양광 산업의 성장을 이끌고 있지만, 공급 과잉 우려에 따른 손실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미국 태양광 PV 시장 규모는 2022년 296억 8000만 달러로 추산됐으며,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13.7%가 예상된다.

큐셀은 이런 성장을 감안해 지난 2023년 1월 조지아주 카터스빌에 약 23억 달러 규모 태양광 패널 제조 공장을 착공했다. 공장이 완공되면 미국 최대 규모의 태양광 제조 공장이 될 예정이며, 조지아주 달튼 소재 기존 공장도 확장해 생산량을 두 배 이상 늘렸다.

DOE에 따르면, 2023년 11월 기준으로 미국 내 생산에서 큐셀은 연간 5100MW로 미국 업체인 퍼스트 솔라의 6300MW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큐셀의 미국 투자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세금 인센티브를 고려한 것으로, 태양광 패널 제조에 대한 세금 공제와 보조금을 제공받는다. 큐셀은 고순도 실리콘과 같은 미국산 부품을 사용해 추가 인센티브도 받고 있다.

큐셀은 미국 투자로 조지아주에만 3000여 개의 일자리가 창출할 수 있다.

하지만, 큐셀의 과감한 투자는 큰 수익을 보장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이제 과잉 생산이라는 위기 앞에 봉착해 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최대 수혜자에서 자칫 과잉 생산의 부담을 극복해야 할 상황에 놓인 셈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공급 과잉이 늘어나면 태양광 패널 가격이 하락할 수밖에 없어, 태양광 산업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말한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가 태양광 붐에 많은 자본을 투자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급 과잉으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하면, 2024년 대통령 선거에서 조지아와 같은 핵심 주에서 태양광 산업의 침체로 인해 지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면 바이든 대선 가동에도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런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부는 태양광 패널 수요를 늘리기 위해 연방 건물에 대한 태양광 패널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태양광 패널 수명을 연장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성공할지는 불확실하다. 중국 경쟁력이 강하고 태양광 패널의 수요는 제한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바이든 정부의 청정에너지 추진은 투자 확대와 좋은 일자리 창출 등의 성공을 낳고 있어 내년에도 정책 차원에서 수요를 늘린다면, 중국의 저렴한 제품의 과다 생산에 따른 피해는 일정 선 이하로 줄어들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