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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중국 이커머스 1위 자리 PDD에 내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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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중국 이커머스 1위 자리 PDD에 내주다

중국 이커머스업체 PDD가 테무와 쉬인의 돌풍으로 알리바바를 제치고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이커머스업체 PDD가 테무와 쉬인의 돌풍으로 알리바바를 제치고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사진=로이터
알리바바 그룹 지주회사가 중국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이커머스 기업 자리를 8년 된 신생 기업 PDD에 내주었다. 이는 마윈의 상징적인 기업이 10년 넘게 지배해온 인터넷 산업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30일(현지시간)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홍콩에서 1.4% 하락하여 시장 가치가 약 1870억 달러(약 241조6788억 원)로 미국 상장사인 PDD 홀딩스의 1883억 달러(약 243조3589억 원)보다 낮게 마감했다. 미국의 인기 쇼핑 앱인 테무(Temu)와 국내 할인 행사의 선구자인 핀둬둬로 가장 잘 알려진 PDD는 수요일 뉴욕에서 2% 가까이 상승하며 마감했다.
한때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이러한 변화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기술 기업 규제와 알리바바의 성장둔화로 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2020년 중국 정부는 알리바바를 비롯한 대형 기술 기업들을 대상으로 반독점 조사를 벌였고, 알리바바는 그 결과로 수십억 달러의 벌금을 물어야 했다. 또한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서 알리바바의 온라인 소매 부문도 타격을 입었다.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지각 변동은 소셜 미디어와 이커머스의 전통적인 영역을 뒤흔들고 있는 PDD에서 바이트댄스에 이르는 신생 기업의 부상을 알리는 신호로 해석된다.
알리바바의 억만장자 공동 창업자 마윈은 29일 사내 포럼에서 PDD를 칭찬하고 22만 명이 넘는 직원들에게 "방향을 바로잡고" 다시 추진력을 되찾으라고 권고해 직원들을 놀라게 했다. 많은 관측통들은 3년 동안 거의 전면에 나서지 않던 그가 갑자기 전면에 나선 것은 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니온 방카르 프리베(Union Bancaire Privee)의 매니징 디렉터인 베이-선 링(Vey-Sern Ling)은 "돌이켜보면 알리바바는 너무 앞서 나갔지만 실행이나 혁신이 빠르지 않았기 때문에 현실에 안주하고 있었다"며 "반독점 이슈가 불거지고 규모를 이용해 판매자를 플랫폼으로 끌어들이지 못하자 갑자기 발목이 잡혔다"고 지적했다.

한때 중국 최고의 1조 달러(약 1291조 원) 기업 후보로 꼽혔던 알리바바의 주가는 2020년 정점의 절반 수준에서 올해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예상보다 약한 중국 경제 회복과 PDD로 인해 한때 지배적이었던 온라인 소매업이 약화되면서 알리바바는 대내외적으로 격랑을 헤쳐나가고 있다.

알리바바는 회사를 6개로 분할하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회사 자체도 격변을 겪었다. 당시 CEO였던 다니엘 장이 물러나고 마윈의 오랜 측근인 조셉 차이와 에디 우를 영입하여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몇 달 후, 두 사람은 많은 기대를 모았던 110억 달러(약 14조2043억 원) 규모의 클라우드 사업부 분사와 상장을 보류한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회사의 방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놀라운 일이었다.

반면에 PDD는 공격적인 마케팅과 할인 전략으로 빠르게 성장해왔다. 특히 PDD의 미국 자회사인 쉬인은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0% 증가한 68억 달러(약 8조7835억 원)를 기록했다. 쉬인 창업자 쉬양텐이 2022년 1월 목표로 제시한 연간 매출 100억 달러(약 12조9150억 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게다가 PDD는 이번 주에 테무의 성공과 국내 진출에 힘입어 매출이 예상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18% 급등했다.

PDD의 성장은 알리바바의 성장률을 훨씬 앞질렀으며, 경제가 불확실한 시기에 할인 프로모션을 통해 할인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얼마 전 끝난 광군제 쇼핑 축제 기간 동안, 경쟁업체들이 한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것에 비해 PDD는 20%의 거래 성장을 기록했을 것으로 골드만 삭스는 추정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