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중립 실현 위한 원전 건설 상호 지원 다짐…막대한 건설 비용과 폐기물 처리가 숙제로 남아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원자력이 탄소를 배출하지 않기에 세계 각국이 지난 2015년 체결한 기후변화협약을 준수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 등 22개국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0으로 줄이는 '넷제로(탄소중립)'를 달성하고, 지구 온도 상승을 섭씨 1.5도로 유지하려면 원전 건설이 현재보다 대폭 늘어나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들 국가는 원전 투자를 확대하고, 소형모듈원자로(SMR)와 다른 첨단 원자로의 개발과 건설을 상호 지원하기로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전날 "주요 7개국(G7)은 다른 나라에 모범을 보이기 위해 2030년 이전에 석탄을 퇴출하기로 약속하자"고 촉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어 세계은행(WB)과 국제 금융기관, 지역 개발은행 회원국들이 원전 건설을 위한 금융 지원에 협력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 선언에는 미국, 불가리아, 캐나다, 체코, 핀란드, 프랑스, 가나, 헝가리, 일본, 한국, 몰도바, 몽골, 모로코, 네덜란드, 폴란드,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스웨덴, 우크라이나, UAE, 영국이 참여했다.
뉴욕 타임스(NYT)는 이날 “오는 2050년까지 원전을 3배로 늘리면 러시아의 원유와 천연가스에 의존해 온 유럽의 에너지 독립을 위해 도움이 될 것이나 그렇게 하려면 막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NYT는 “세계 원전 중에서 약 70%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선진국들도 원전 건설 비용 증가로 인해 투자가 정체 상태에 있다”고 강조했다.
원전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나 폐기물 처리 문제와 값비싼 건설 비용 등을 이유로 주요 국가들이 신규 건설을 꺼려왔다. 특히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국제 사회에서 탈(脫)원전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그러나 최근에 탄소중립,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에 따른 에너지 안보 위기 등으로 인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최초의 소형모듈원자로(SMR) 프로젝트는 비용 문제 등으로 무산됐다. 이 사업은 뉴스케일파워가 미국 서부 7개 주 전략 시스템 연합인 유타주립전력공사와 함께 아이다호국립연구소 주변에 첫 SMR 발전소를 짓는 프로젝트다. 그러나 전력 생산할 때 수요처도 확보하지 못했다.
삼성물산은 미국 SMR 분야 1위로 꼽히는 뉴스케일파워 프로젝트에 2차례에 걸쳐 지분 투자를 했다. 2021년 2000만 달러, 이듬해 2022년 5000만 달러를 추가 투자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COP28에 후원 파트너로 활동한다. 한수원은 이번에 원자력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넷제로(탄소중립) 해법'을 소개한다. 이를 위해 2일 행사장에서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 기술'(i-SMR)과 '소형모듈원자로 스마트 넷제로 시티'(SSNC) 모델을 발표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