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AI 시대에 휴대폰 안 터져 ‘속 터지는’ 미국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AI 시대에 휴대폰 안 터져 ‘속 터지는’ 미국

미국의 3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 T모바일, AT&T의 로고(왼쪽부터). 사진=버라이즌/T모바일/AT&T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3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 T모바일, AT&T의 로고(왼쪽부터). 사진=버라이즌/T모바일/AT&T
인공지능(AI)의 획기적인 진화로 인간의 지능과 맞먹는 슈퍼 AI가 등장할 가능성을 놓고 한창 논란이 일고 있는 현재 휴대폰이 제대로 안 터져 소비자들의 속이 터지는 나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이목을 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최근 “이게 실화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미국의 휴대폰 수신율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식을 전할 정도다.

그 나라는 다름 아니라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이다.

JD파워 “최근 2년새 수신율 크게 하락”


타임지가 이같은 소식을 전한 근거는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JD파워가 내놓은 ‘2023년도 휴대폰 수신율 실태’ 보고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휴대폰 수신율 실태를 조사한 결과 통화 중 연결이 끊기거나 문자 수신이 중단되거나 데이터 수신이 제대로 되지 않는 사례가 100건당 11건으로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21년 기준으로 조사했을 때는 100건당 9건이었는데 2년 만에 11건으로 늘었다는 얘기이자 무선통신 네트워크에 기반한 휴대폰 수신 과정의 오류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의 3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 T모바일, AT&T에 가입한 소비자들 모두가 이같은 문제를 공통적으로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이 문제가 기술적으로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가 아님에도 당장 해결책이 없다는데 있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수신율이 떨어지는 문제는 무선통신 소비자들에게 신호를 전달하는 이동통신 기지국을 확충하면 충분히 해결될 수 있지만 이동통신사들 입장에서는 그만큼 많은 자금을 추가로 투입해야 하는 부담이 있어 쉽게 팔을 걷어붙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지적이다.

수신율 떨어뜨리는 세가지 요인 한꺼번에 겹쳐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도 JD파워 보고서를 인용해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세가지 문제가 한꺼번에 겹친 측면이 있다고 보도했다.

휴대폰이 정상적으로 무선 신호를 수신을 하기 위해서는 △이동통신망 사업자가 정상적으로 망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고 △기지국과 소비자 간 거리를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기지국이 촘촘히 깔려 있어야 하고 △기상조건도 나쁘지 않아야 하는데 최근 2년새 수신율이 이처럼 크게 떨어진 것은 이 세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관련, 통신보안 전문가 피터 트랜은 CBS뉴스와 인터뷰에서 “이 세가지 요인이 한꺼번에 작용해 미국의 수신율이 최근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휴대폰 보급률의 증가에 비례해 무선통신 수요는 크게 증가하고 있으나 기지국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도 큰 요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기지국 확충의 또다른 걸림돌


타임지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특히 인구가 늘고 있는 지역에서 기지국 부족 문제로 인한 수신율 저하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인증 증가에 맞춰 이동통신사들이 발 빠르게 기지국을 확충해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는 얘기다.

통신업체들이 기지국을 늘리는데 들어가는 비용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문제도 크지만 기지국 부지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민원이 발생하는 것도 기지국 확충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타임은 전했다.

기지국이 비록 혐오시설은 아니지만 이웃에 휴대폰 기지국이 들어서는 것에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선 탓에 이통사들이 계획한대로 기지국을 늘리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는 얘기다.

지역 주민들이 기지국 신설에 반대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주로 산림지역에 설치되는 기지국 때문에 동물들이 위험에 처해지고 자연경관이 훼손되는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와 기지국 때문에 지역의 집값이 떨어지는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