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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의 친 이스라엘 노선, 역풍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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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의 친 이스라엘 노선, 역풍 거세다

바이든 대통령의 무조건적 이스라엘 지지가 역풍을 맞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바이든 대통령의 무조건적 이스라엘 지지가 역풍을 맞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전쟁을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국제 여론의 흐름이 미묘하게 바뀌고 있다.

하마스의 폭력에 반발해 이스라엘을 지지하던 여론이 가자지구 주민들이 처한 인도주의적 위기를 목격한 후 그들에 대한 동정 흐름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에 대한 ‘묻지 마’ 지원을 계속하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역풍이 거세다.
7일 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장담한 휴전은 하루 만에 끝났고, 가자지구의 민간인 사상자가 늘어나면서 이스라엘의 공세 강화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졌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하마스의 완전한 파괴가 목표라면 전쟁은 10년 동안 지속될 것"이라며 이스라엘에 재고를 촉구했다.
지난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해 1200여 명이 숨지고 200여 명이 인질로 잡혔을 때 큰 충격을 받은 바이든 미 대통령은 즉각 이스라엘을 방문해 "의심의 여지 없는 지지"를 표시했다. 유대인들이 겪은 고통의 역사를 반영하듯, 유럽에서는 그들에 대한 동정심이 널리 퍼졌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대응은 가자지구 주민들 사이에서 사상자를 계속 발생시켰고, 인도주의적 지원을 요구하는 여론이 전 세계에서 일어났다. 가자지구의 사망자 수는 이미 1만 7000명을 넘어섰다. 일각에서는 이스라엘의 반격이 정당성 없는 '집단 응징'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비난의 화살은 이스라엘과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는 미국을 겨냥하고 있다는 게 닛케이의 지적이다.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의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은 대부분 무슬림이며, 미국의 친이스라엘 노선은 고립되고 있다. 지난 10월 말 유엔 총회에서 121개국이 '인도주의적 휴전'에 찬성표를 던진 반면, 미국과 이스라엘을 포함한 14개국만이 반대표를 던졌다.

지난달 말에는 상당수 청년들이 백악관 앞에 모여 가자지구의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며 바이든 대통령을 비난했다. 내년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슬로건은 이제 "휴전 반대, 투표 반대"로 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10월 격전지 6개 주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당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29세 이하 젊은 세대에서 거의 대등한 지지율을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당혹스런 조사 결과다.

지난 대선 전인 2020년 10월 실시된 전국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28%포인트 앞섰던 바이든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인들의 태도도 변하고 있다.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사인 NPR이 지난 10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45세 이상 인구의 약 80%가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반면, 무슬림 이민자가 상당수 포함된 45세 미만 인구 중에선 50% 미만만 이스라엘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