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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스웨덴 ‘제2의 금융위기설’ 나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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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스웨덴 ‘제2의 금융위기설’ 나오는 이유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 있는 스웨드뱅크 본사. 사진=스웨드뱅크이미지 확대보기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 있는 스웨드뱅크 본사. 사진=스웨드뱅크
지난 1990년대 초반 북유럽을 덮쳤던 금융위기가 또다시 북유럽에서 닥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고금리 기조 속에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금융기관들의 부채 급증하는 등 금융시장의 위기가 스웨덴에서 고조되고 있어서다.
스웨덴 단독주택‧아파트 가격 10% 이상 급락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웨덴 부동산시장 통계 전문기관인 스벤스크 마라스테티스틱이 최근 펴낸 보고서를 인용해 스웨덴의 지난달 기준 단독주택과 아파트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1% 떨어지는 등 하락 국면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스벤스크 마라스테티스틱은 “스웨덴의 현재 부동산 가격은 지난해 초와 비교하면 단독주택의 경우 14%, 아파트의 경우 10%나 내려앉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스웨덴 시중은행 스웨드뱅크 역시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스웨덴의 부동산 가격이 내년 상반기까지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고물가 여파로 2년 넘게 스웨덴 경제가 위축된 가운데 부동산 시장의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위험 수위 치닫는 스웨덴 시중은행들의 부실화 위험


로이터통신도 기준금리가 고공행진 중인 가운데 부동산 시장발 금융위기 고조로 스웨덴 금융기관들의 부채가 1990년대의 금융시장 위기를 상기시킬 정도로 위험한 수준을 향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스웨덴 시중은행인 스톡홀름 엔스킬다은행(SEB)이 추산한 바에 따르면 스웨덴 주요 시중은행들의 기업 여신 가운데 부동산 관련 업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16%에 달하는 가운데 한델스방켄의 부동산 시장발 부실화 위험이 가장 큰 것으로 파악됐고 스웨드뱅크, SEB, 노르디아가 그다음으로 채권 부실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로이터는 “상업용 부동산 업체들이 스웨덴 시중은행들에게 갚아야 할 상환액은 현재 1조8000억크로나(약 228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면서 “스웨덴의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기준으로 6조크로나(약 761조6000억원)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매우 위험한 수준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라고 전했다.

시중은행들에 대한 이들의 만기 상환액이 내년에만 1050억크로나(약 13조3000억원), 2025년에는 1220억크로나(약 15조5000억원), 2026년에는 1050억크로나, 2027년에는 630억크로나(약 8조원)로 각각 예정돼 있는데 부동산 시장의 한파가 이어질 경우 고금리에 따른 높은 금융비용까지 겹쳐 부동산 기업들과 시증은행들이 연쇄적으로 금융위기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

갈수록 커지고 있는 예상 손실에 대응할 수 있도록 부동산 기업들은 재무제표를 구조조정하고 은행들은 대출손실 충당금을 확보하는 등의 대책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스웨덴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스웨덴 정부의 대응 방안


한편, 부동산 시장발 채권 부실화가 또다시 현실화할 경우 스웨덴 금융당국이 지난 1990년대 찾아온 금융위기 때처럼 금융회사별 출자 및 융자를 통해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할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시 스웨덴 정부는 부실 정도가 심하지 않은 금융기관의 경우 정부 출자나 지급보증을 통해 회생시키는 방안을 찾았고 부실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결국 국유화 절차를 밟도록 한 바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