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현지시간) 인텔의 암울한 분기전망을 핑계 삼아 일부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비록 주가가 1.7% 하락하기는 했지만 올해 전체로는 20% 상승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 주가 상승률 23%와 맞먹는 규모다.
지난 1년으로 기간을 확대하면 AMD는 130% 폭등해 같은 기간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상승률 57%를 앞도하고 있다.
목표주가 상향
AMD가 고평가 논란 속에 올들어 상승 흐름을 타고 있지만 지난주 목표주가 상향 조정이 봇물을 이뤘다.
바클레이스, 서스퀴하나 파이낸셜 그룹, 키뱅크 캐피털 마켓츠 등 3곳이 목표주가를 올렸다.
바클레이스는 120달러에서 200달러로, 서스퀴하나와 키뱅크는 각각 170달러에서 195달러로 높였다.
AMD가 26일 177.25달러로 마감해 이미 목표주가를 웃돈데 따른 조정 성격도 있다.
그렇지만 AMD가 아직 오를 여지가 남아있다는 낙관이 그 바탕에 깔려 있다.
AMD 급등세 속에서 반대 의견을 내는 곳도 있다.
노스랜드 캐피털마켓츠는 AMD의 AI 부문 실적이 투자자 기대만큼 빠르게 성장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추천의견을 실적상회(매수)에서 시장실적(중립)으로 하향조정했다.
노스랜드는 현 주가에 이미 AMD의 2027년까지 AI 매출 기대감이 모두 반영돼 있어 추가 상승 여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PER 1502배
AMD는 심각한 고평가 논란 한 가운데 있기도 하다.
오는 30일 실적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지금까지 공개된 실적을 토대로 하면 AMD의 주가수익배율(PER)은 1502배에 이른다.
188배 수준인 엔비디아 PER에 비해 훨씬 높다.
가장 잘 나가는 AI 반도체 업체인 엔비디아보다 주가가 훨씬 고평가 됐다는 뜻이다.
AMD PER이 이처럼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높은 것은 주력인 PC 시장 약세에서 비롯됐다.
가트너에 따르면 PC매출은 지난해 약 15% 줄었다.
모틀리풀은 AMD의 PC 중앙처리장치(CPU) 매출이 지난해 1~9월 전년동기비 40% 가까이 급감하면서 31억달러 흑자에서 1억1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고 지적했다.
주가는 AI 반도체 기대감으로 뛰고 있지만 실제 실적은 악화해 PER이 폭등할 수밖에 없게 됐다.
턴어라운드 임박
그러나 AMD 순익은 올해 급격히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캐널리스에 따르면 올해 PC 시장은 전년비 8% 성장해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전망이다.
또 PC 출하는 내년부터 2027년까지 연간 10%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AMD의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는 점도 높은 PER을 정당화하는 배경이다.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지난해 1~9월 4% 감소한 42억달러였고, 지난해 전체로는 56억달러에 그쳤을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AMD의 AI 반도체에 힘입어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도 덩달아 급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 반도체에 거는 기대는 특히 크다.
AMD는 올해 AI 그래픽반도체(GPU) 매출을 20억달러로 전망하고 있지만 키뱅크는 AMD의 MI300 AI반도체 매출이 8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AI 성장
비관적인 전망을 갖고 있는 노스랜드 애널리스트 거스 리처드는 AMD의 AI 반도체가 2027년 전체 AI 반도체 시장의 13%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간 매출 160억달러를 예상했다.
이는 올해 예상 매출의 2배에 이르는 규모다.
그러나 키뱅크 같은 낙관론자들은 이보다 더 이른 시기에 160억달러 매출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I 성장성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지금 주가가 고평가 된 것일 수도, 앞으로 더 오를 여지가 있을 수도 있다.
AMD가 30일 장 마감 뒤 발표할 분기실적이 이같은 비관과 낙관의 경게에서 AMD 주가 향배를 좀 더 뚜렷하게 드러낼 전망이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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