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자동차업체들이 반윤리적 행위를 묵인하며 이익을 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행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국제적인 비판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1일 닛케이는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는 글로벌 회사들이 신장 위구르 강제노역에 의해 제조된 자재를 사용한다는 의혹이 있다”라고 보도했다.
보고서에서 언급된 회사들은 제너럴모터스(GM), 테슬라, 폭스바겐, 토요타, 비야디(BYD) 등이다.
의혹의 핵심은 중국에서 생산되는 알루미늄이다. 알루미늄은 자동차 프레임, 엔진 블록, 배터리 포일 등에 사용되는 중요 소재다. 중국에 있는 자동차 제조사들은 알루미늄을 비롯한 모든 원자재를 중국 내에서 조달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 내 알루미늄의 15% 이상, 전 세계 공급량의 9% 이상이 강제노동 의혹이 있는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HRW는 중국 제조 완성차에 들어가는 알루미늄이 위구르족을 강제로 농촌에서 공장으로 이주시키는 ‘노동력 이전 프로그램’을 통해 생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HRW는 보고서에서 “현지 알루미늄 제련소인 신장 이스트 호프 비철금속은 2017년, 2018년, 2020년에 위구르족과 기타 투르크계 무슬림인들을 강제 이주시켰다”라며 “신장에서 가장 큰 알루미늄 생산업체 중 하나인 톈산 알루미늄과 신파 그룹은 위구르족 탄압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군사 경제 단체 신장생산건설단(XPCC)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XPCC는 신장에 있는 수천 개의 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노동력 착취를 위해 시민들을 강제 이주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 HRW는 지난해 12월 셰필드 할람 대학교 헬레나 케네디 센터가 발행한 보고서를 인용해 "인테리어, 바퀴, 프레임 등 자동차에 사용되는 부품이 신장에서의 강제 노동 착취로 인해 생산되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해당 기업들은 이를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알루미늄 생산에 대한 신장 지역과의 잠재적 연관성을 파악하거나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HRW는 지적했다.
해당 보고서가 발표되자 관련 기업은 다양한 입장을 내놨다. 토요타 대변인은 “자사는 인권 문제를 존중하며 HRW의 보고서를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고, GM은 "우리는 실사를 수행하고 업계 파트너, 이해관계자 및 조직과 협력하여 공급망의 잠재적 위반 사항을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며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테슬라는 “현재까지 공급망에서 강제 노동에 대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HRW는 토요타, GM, 폭스바겐이 합작 투자 회사를 통해 중국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폭스바겐은 SAIC 자동차와의 합작사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파트너의 공급업체 관계를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테슬라의 알루미늄 생산량 40%는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HRW는 해당 기업들이 이런 문제를 파고들지 않는 것은 중국 정부의 보복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반인륜적 행위에 대한 의혹을 외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짐 워밍턴 HRW 선임연구원은 “소비자들은 자신이 구매하는 자동차가 신장 자치구의 강제 노동이나 기타 학대 등 반인륜적 행위로 인해 만들어진 완성품일 수도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