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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NASA 출신 주도 '페르소나 AI', HD현대와 '산업 혁신 로봇' 개발에 2700만 달러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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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NASA 출신 주도 '페르소나 AI', HD현대와 '산업 혁신 로봇' 개발에 2700만 달러 유치

미 항공우주국 정예 인력 주축…18개월 내 HD현대 조선소에 첫 로봇 투입
로봇 대여 서비스로 도입 문턱 낮춰…업계 "일손 부족 해소·안전 강화 기대"
페르소나 AI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콘셉트 이미지. 사진=페르소나 AI이미지 확대보기
페르소나 AI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콘셉트 이미지. 사진=페르소나 AI
휴버노이드 로봇과 체화형 인공지능(AI)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페르소나 AI가 최근 2700만 달러(약 378억 원) 규모의 프리시드(pre-seed) 투자를 유치하고, 선박 조선소를 포함한 산업 현장에 로봇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17일(현지시각) 로봇 전문 매체 '더로봇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 휴스턴에 본사를 둔 페르소나 AI는 이번 투자금을 조선과 제조 분야 작업에 맞춘 휴머노이드 로봇 기반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페르소나 AI는 미 항공우주국(NASA) 출신 로봇공학자들이 주축으로 2024년 세운 회사다. 페르소나 AI의 니콜라우스 래드퍼드 최고경영자(CEO)는 미 항공우주국 존슨우주센터에서 14년 동안 일하며 우주 임무용 휴머노이드 로봇 '발키리(Valkyrie)', '로보넛 2(Robonaut 2)' 개발을 이끈 세계 수준의 로봇공학자다.

그는 퍼듀대에서 전기·컴퓨터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미 항공우주국의 '우수 지도력상(Outstanding Leadership Medal)'을 비롯해 여러 상을 받았다. 노티커스 로보틱스(Nauticus Robotics)를 세웠고, 그 회사의 전 최고경영자이기도 하다. 페르소나 AI의 제리 프랫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피겨 AI(Figure AI)의 전 최고기술책임자였고, 페르소나 AI의 지데 아킨요데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노티커스 로보틱스의 전 기술 부문 부사장을 지냈다.

◇ 사람처럼 정밀·유연한 로봇…구독형 서비스로 제공


페르소나 AI는 자사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산업 현장, 특히 조선소와 제조업처럼 몸이 힘든 환경에서 사람처럼 정밀하고 유연하게 작업을 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한다. 이 로봇은 심각한 일손 부족 해결, 작업장 안전 강화는 물론, 경제에서 중요한 세계 산업의 공급망 회복력을 높이는 데도 이바지할 것으로 회사 쪽은 기대한다. 특히, 고객사가 큰 초기 투자 없이 로봇을 빌려 쓸 수 있는 로봇 대여 서비스(RaaS) 사업 방식을 도입해 고객사의 초기 자본 투자 부담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페르소나 AI의 닉 래드퍼드 최고경영자는 "단순한 자본 투자를 넘어, 우리 회사의 대담한 앞날에 대한 확신을 보여준 투자자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라며 "협력사들은 휴머노이드 로봇 노동력의 규모와 큰 잠재력을 이해하고 있다. 이러한 믿음은 우리가 이루려는 목표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며, 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투자는 유니티 그로스(Unity Growth)와 타이즈 벤처스(Tides Ventures)가 함께 이끌었다. 미래에셋그룹(Mirae Asset Group), 인빅타 그로스(Invicta Growth), 패덤 펀드(Fathom Fund), 임베디드 벤처스(Embedded Ventures), 웨이브 펑션 벤처스(Wave Function Ventures), 제로 인피니티 파트너스(Zero Infinity Partners), 디컨스트럭트 테크놀로지스(dConstruct Technologies), 구스 캐피털(Goose Capital), SGH, 사운드 미디어 벤처스(Sound Media Ventures), 칼레아 벤처스(Kalea Ventures), K50 벤처스(K50 Ventures), 코파운더 벤처스(Cofounder Ventures), 톨라 캐피털(Tola Capital), SGA 캐피털(SGA Capital), 올리브 힐 벤처스(Olive Hill Ventures), K2 글로벌(K2 Global) 등 여러 세계적 벤처 투자사가 참여했다.

유니티 그로스의 샨카르 굽타 보두 투자 책임자는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페르소나는 산업 노동 현장의 가장 어려운 문제 해결에 나선다는 점에서 돋보인다"라며 "단순 자동화를 넘어, 더 안전하고 효율 높은 작업장을 만드는 데 그들의 목표가 있다"라고 말했다.

◇ HD현대와 맞손...18개월 내 조선소 현장 투입 '눈앞'


페르소나 AI가 조선 분야의 세계적 조선사인 HD현대와 손잡고 이미 계약을 맺은 점도 눈길을 끈다. 이 계약에 따라 페르소나 AI는 18개월 안에 HD현대 조선소에 첫 휴머노이드 로봇을 실제로 투입할 예정이다. 상업용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조선소 같은 특정 산업 분야에 힘을 쏟아 남다른 길을 가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치열해지는 인간형 로봇 시장…'조선 특화'로 승부수


현재 상업용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서는 어질리티 로보틱스(Agility Robotics), 피겨 AI(Figure AI),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 같은 여러 기업이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고, 주로 물류나 자동차 제조 분야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GXO는 어질리티 로보틱스의 '디짓(Digit)'을 스팽스(Spanx)의 조지아 물류 시설에 배치했고, 그 뒤 셰플러 AG(Schaeffler AG)도 어질리티에 투자하며 자사 공장에 디짓 로봇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휴머노이드 로봇의 첫 유료 사용 사례가 나왔다.

피겨 AI 역시 '피겨 02(Figure 02)' 제품을 첫 유료 고객에게 보내고 있으며, BMW 그룹이 미국 스파르탄버그 공장 자동차 생산 라인에서 2주 동안 시험했다고 한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모회사인 현대자동차 또한 자사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를 자동차 공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 시장 전망 '장밋빛'과 '신중론' 교차…상용화 기대감은 커져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의 앞날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모건 스탠리 같은 일부 분석가들은 인공지능 기술 발전과 사람의 능력을 닮은 지능형 자동화 수요가 늘어나는 덕분에 미국 안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노동 시장이 최대 3조 달러(약 4201조 원) 규모로 커질 수 있다고 밝게 본다.

반면, 시장 조사 회사 인터랙트 애널리시스(Interact Analysis)는 이런 로봇에 큰 기회가 있지만 짧은 기간에는 쓰이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2032년까지 모두 4만 대가 넘게 팔려 총 시장 수익이 약 20억 달러(약 2조8010억 원)가 될 것으로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았다. 페르소나 AI가 이번 대규모 초기 단계 투자를 유치하고 HD현대와 구체적으로 협력하기로 하면서, 조선소 같은 특정 산업 현장에 꼭 맞는 사람을 닮은 로봇의 본격적인 상용화 기대감을 한층 키우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