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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도시 주택시장, 공급과잉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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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도시 주택시장, 공급과잉 계속

한 남자가 중국 베이징의 주거용 건물 근처 건설 현장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한 남자가 중국 베이징의 주거용 건물 근처 건설 현장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부동산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다. 적어도 문제가 해결되려면 5년 이상 걸린다는 것이 중론이다. 문제의 크기는 점차 줄어들 것이지만, 피해자들의 고통은 계속될 것 같다.

중국의 전체 주택 재고와 공급과잉 문제
2023년 말 기준, 중국 전체 주택 재고는 50억 평방미터(축구장 700만 개 규모)에 달한다. 1가구당 100평방미터, 3명이 산다고 가정하면, 1억 5000만 명 분량의 주택이 팔리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영국 싱크탱크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런 초과 재고를 해소하는 데 최소 4년에서 최대 6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정부의 부동산 시장 부양 정책이 효과를 보이지 못하는 이유를 보여주는 연구 결과다.

소도시의 미분양 아파트 문제


이런 재고 속에서 특히, 인구가 수백만 명 이하인 소도시 미분양 아파트 문제가 심각하다. 2023년 4월 기준, 악성 미분양 면적이 약 400만 세대분에 달하며, 2017년 이후 최악이다. 특히, 소도시의 주택 재고가 전체 주택 재고의 80%를 차지한다. 모두 소진하려면 최소 약 6년이 걸릴 것으로 추산되며, 1선 도시인 베이징이나 상하이의 1년 정도와 비교하면 너무 긴 세월이다. 6년이 지나도 다 해소된다는 보장도 없다.

주택 공급과잉의 원인과 영향


소도시 주택시장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공급과잉이 심한 지방 2·3선 도시 일부 부동산 공급과잉은 빠르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부동산 시장은 대부분 공급자가 연결되어 소도시 집값이 안정되지 않으면, 전체 부동산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수도 있다.

중국 주택 과잉 공급 문제는 2010년대 초부터 시작됐다. 당시 중국 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부동산 개발업체들에 융자를 쉽게 해주고, 지방 정부는 토지 사용권을 팔았다. 이에, 중국 전역에 주택 건설이 급증했다. 그러나 실제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지 않았다. 주택들이 투기 목적으로 구매되었고, 빈집으로 남았다.
이는 ‘유령도시’라고 불리는 곳을 배출했다. ‘유령도시’는 주택 공급이 수요를 크게 초과하는 도시를 의미한다. 중국 전역에 이처럼 텅 빈 도시가 수백 개나 있다고 추정된다.

사람이 잘 살지도 않는 곳에 주택 개발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주택을 건설한 것도 문제였다. 특히, 광둥성의 사오관과 같은 도시에 이 문제가 심각하다.

사오관은 광저우에서 북쪽으로 약 200km 떨어져 있으며, 고속철도로 한 시간 거리에 있다. 이 도시에는 주목할 만한 산업이 거의 없지만, 컨트리 가든, 차이나 에버그란데, 폴리 디벨롭먼트 앤 홀딩스와 같은 개발업체들이 고속철도역 주변에 수십 개의 고층 콘도미니엄을 건설했다.

2023년 말에 싱크탱크 E-House 중국연구개발원 조사 결과, 사오관의 재고 정리 시간이 131개월로 가장 길었으며, 모든 재고를 매각하는 데 10년이나 걸릴 수도 있다는 말이다.

E-House는 분석한 100개 도시의 평균 청산 기간을 약 22개월로 잡았는데, 이는 적절한 것으로 간주되는 12개월에서 14개월보다 훨씬 긴 기간이며, 3선과 4선 도시의 평균은 약 30개월로 훨씬 더 길었다.

이런 격차는 소도시에서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한 대형 민간 부동산 회사들의 재고 매각에 어려움을 가져왔다.

이는 컨트리 가든과 에버그란데와 같은 회사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이들 회사는 소도시 과잉 투자의 위험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했으며, 이로 인해 매출이 급감했다.

반면, 중국 해외 토지투자와 C&D 부동산과 같은 일부 국영업체는 1·2선 도시에 초점을 맞춰 매출이 늘었다.

텐센트 홀딩스 같은 기술 기업 중심지인 선전 남부는 평방미터당 10만 위안을 넘는 콘도가 많고,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부동산도 때때로 즉시 매진된다. 일반 근로자는 살 수 없는 곳이지만 부유한 구매자에게는 가격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주택시장의 전망과 대책

중국 국가통계국(NBS)이 17일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12월 국가 보조금 주택을 제외한 70개 도시의 신규 주택 가격은 지난달 0.45% 하락해 11월보다 0.37% 하락했다. 이는 2015년 2월 이후 가장 가파른 하락이다. 기존 주택시장도 나아지지 않았다.

1선 도시 등 특정 지역 판매 증진에도 불구하고 전반적 공급과잉에 대한 진전이 거의 없고 경제가 여전히 약하기 때문에 중국 주택시장은 앞으로도 침체가 예상된다. 2023년에 지역별 신축 주택 판매는 2년 연속 감소했으며, 많은 회사들은 2024년에 또 한 번 하락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컨트리 가든이나 에버그란데 같은 회사들은 다시 고군분투할 수 있고, 고통은 다른 민간 개발업체들에 퍼질 수 있다. 이는 중국의 주택시장과 경제 전반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어려움은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