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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환율 "예상밖 급등" 일본은행 금리인상 시장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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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환율 "예상밖 급등" 일본은행 금리인상 시장개입

일본 금리인상 후 도쿄증시 닛케이 지수 상승 반전 "4만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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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화환율
일본 엔화 환율이 "예상밖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은행이 금리인상 이후 강력한 외환시장 개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엔캐리 자금 이동에 대한 비상등이 켜졌다. 뉴욕증시 뿐 아니라 달러환율 국채금리 국제유가 그리고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가상 암호화폐도 일본 금리인상 후폭풍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9일 뉴욕 증시와 도쿄 뉴욕 외환시장에 따르면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17년 만에 금리 인상을 결정한 직후 금융시장의 일반적 예상과 달리 엔 달러 환율이 급등했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만해도 달러당 149.2엔 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했으나,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결정이 공개된 이후 오르기 시작해 결국 달러당 150엔을 돌파했다. 그동안 엔화 환율 약세 배경으로는 미국과 일본 간 금리 차가 꼽혀왔다. 그러나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에도 엔화 가치는 오히려 하락했다. 교도통신은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했으나,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가 큰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달러화를 사들이는 움직임이 일시적으로 우세해졌다"고 짚었다. 또 일각에서는 일본은행이 시장개입에 나선 결과로 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은행의 이날 결정이 예측한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분석한 뒤 "일본은행이 발표문에서 '당분간 완화적 금융환경이 계속된다'고 한 것이 달러화 매수와 엔화 매도를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도쿄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이날 오전에 전날 종가인 39,740에서 30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가 금리 인상 발표 이후 크게 올라 40,003으로 장을 마감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의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 해제 결정에 대해 "임금과 물가의 선순환을 확인하고 2% 물가 목표가 지속적·안정적으로 실현돼 나가는 것을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우에도 총재는 이날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 이후 한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하며 "지금까지의 수익률곡선 제어(YCC)와 마이너스 금리 정책과 같은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은 그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우에다 총재는 그러면서도 금융정책 변경에 따른 시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당분간 완화적 금융 환경을 유지할 뜻을 분명히 밝혔다. 우에다 총재는 "단기금리 조작을 주된 정책 수단으로 삼아 경제·물가 정책에 따라 적절히 금융정책을 운영하겠다"면서 "현 시점의 경제·물가 전망을 전제로 한다면 당분간 완화적 금융환경이 계속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은행은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물가 상승과 임금 상승의 선순환이 확인됨에 따라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매우 낮은 수준으로 억제하는 '대규모 금융완화'의 핵심인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2016년 2월 이후 8년 만에 해제했다. 일본은행은 -0.1%의 단기 정책금리(당좌예금 정책잔고 금리)를 0∼0.1%로 유도하기로 하면서 2007년 2월 이후 17년 만에 단기금리를 인상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17년 만에 금리 인상을 결정한 직후 금융시장의 일반적 예상과 달리 엔/달러 환율이 급등했다. 교도통신은 "일본은행이 시장 예상대로 금융완화 정책에 변화를 주면서 투자자들이 안심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일본 경제신문 닛케이는 "금융시장에서는 닛케이지수가 역대 최고를 넘어 41,000 정도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3%포인트 하락한 0.725%를 기록했다. 일본은행은 이날 -0.1%였던 단기금리를 올려 0∼0.1% 정도로 유도하기로 했다. 이로써 2016년 2월 도입한 이례적인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8년 만에 종료됐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2007년 2월 이후 17년 만에 금리를 인상했다.

교도통신과 현지 공영방송 NHK 등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이날까지 이틀간 개최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매우 낮은 수준으로 억제하는 '대규모 금융완화'의 핵심인 마이너스 금리 정책 해제를 결정했다.
일본은행은 2016년 2월에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통해 은행이 돈을 맡기면 -0.1%의 단기 정책금리(당좌예금 정책잔고 금리)를 적용해 왔는데, 이번에 0.1%포인트 올려 단기금리를 0∼0.1%로 유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 이례적인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서 8년 만에 탈출하면서 다시 '금리 있는' 시대에 돌입하게 됐다.

아울러 일본은행은 대규모 금융완화를 위해 추진해 왔던 수익률곡선 제어(YCC)를 폐지하고, 상장지수펀드(ETF)와 부동산투자신탁(REIT) 매입도 중단하기로 했다.

일본에서 '장단기 금리조작'이라고 하는 YCC는 금리 변동 폭을 설정하고 금리가 이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국채를 대량 매입하는 정책으로 2016년 9월 도입됐다.

일본은행은 그동안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를 0% 정도로 유도한다는 방침을 고수했지만, 장기금리 변동 폭을 조금씩 확대해 왔다.

일본은행은 이번에 YCC 정책을 폐지하면서 1%로 정했던 장기금리 변동 폭 상한선을 없애고 금리 변동을 용인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지난 2010년에 시작된 ETF와 REIT 매입은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를 뒷받침하면서 금융완화를 강력하게 추진한 구로다 하루히코 전 일본은행 총재 재임 시기에 활발하게 이뤄졌다.

일본은행이 작년 9월 집계한 보유 ETF의 시가는 60조6천955억엔(약 544조원)으로, 장부가(37조1천160억엔) 대비 평가이익이 23조5천794억엔(약 211조원)이었다.

일본은행은 REIT 매입을 2022년 6월 이후 중단한 상태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전했다.

일본은행의 이날 결정은 그동안 마이너스 금리 정책 변경의 주된 조건으로 강조돼 온 '물가 상승과 임금 상승의 선순환'이 확인된 결과로 보인다.

일본은행은 물가 상승률 목표치를 2%로 제시해 왔는데, 지난해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는 3.1% 오르며 198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 일본 최대 노동조합 조직인 '렌고'(連合·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는 지난 15일 중간 집계에서 평균 임금 인상률이 작년 같은 시점보다 1.48%포인트 높은 5.28%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조합원 수가 300명 미만인 중소기업의 임금 인상률도 4.42%로 비교적 높은 편이었다.

오는 7월로 예정된 렌고의 최종 집계에서도 임금 인상률이 5%대를 유지하면 5.66%를 기록했던 1991년 이후 33년 만에 5%를 웃돌게 된다.

일본은행 내에서는 이 같은 수치를 근거로 금융정책을 변경할 요건이 갖춰졌다는 견해가 확산했다.

교도통신은 "일본은행이 대규모 금융완화 정상화에 착수하면서 금융정책은 역사적인 전환점을 맞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본은행은 금융시장 관측대로 이날 금융완화를 축소하는 결정을 내렸지만, 당분간은 추가로 금리를 올리지 않고 국채 매입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는 지난달 8일 강연에서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추가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면서 "완화적인 금융환경을 유지해 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