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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기자회견 "FOMC 연내 금리인하 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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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기자회견 "FOMC 연내 금리인하 확실"

美 뉴욕증시 S&P 500 지수, 5200 돌파…사상 최고치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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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준 FOMC 의장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5.25∼5.50%로 재차 동결한 가운데 제롬 파월이 기자회견을 갖고 인플레가 앞으로도 울퉁불퉁할 것이라고 밝혔다. FOMC 점도표에서는 올 금리인하 3회 신호가 나오면서 뉴욕증시 비트코인 등이 "폭발"하고 있다. 美 뉴욕증시에서 S&P 500 지수는 5200을 돌파하면서 사상 최고치 기록을 또 경신했다. 뉴욕증시뿐 아니라 달러환율 국채금리 국제유가 금값 그리고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등 암호 가상화폐도 제롬파월 기자회견과 점도표에 환호하고 있다.

21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5.25∼5.50%로 재차 동결했다. 연준은 또 올해 연말 기준 금리를 작년 12월에 예상한 수치와 같은 4.6%로 예상하며 올해 안에 3차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정책 성명서 보도자료를 통해 기준금리를 5.25∼5.50%, 현재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기준 금리 동결의 배경으로 "최근 지표상 경제 활동은 계속 견고한 속도로 확장해왔고, 일자리 증가도 계속 견고하고, 실업률은 여전히 낮다"고 밝힌 뒤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완화했으나 여전히 상승 추세에 있다"고 진단했다. 연준은 그러면서 "경제 전망은 불확실하고, FOMC는 여전히 인플레이션 위험에 고도로 주의한다"고 강조했다.
연준의 기준 금리 동결은 지난해 9월과 11월, 12월, 올해 1월에 이은 5회 연속이다. 미국과 한국(연 3.50%)의 기준 금리 격차는 기존의 최대 2%포인트를 유지하게 됐다. 연준은 또 올해 연말 기준 금리를 4.6%로 예상하며 작년 12월 예상치를 그대로 유지했다.

The Federal Reserve on Wednesday held interest rates steady and made no changes to its forecast that it will be necessary to cut rates three times in 2024.

The central bank's benchmark interest rate remained in a range of 5.25%-5.50% at the conclusion of its latest policy meeting on Wednesday, the highest since 2001.

점도표로 불때 작년말 FOMC 발표와 마찬가지로 2024년 안에 0.25% 포인트 씩 3차례, 총 0.75%포인트 정도의 금리 인하를 하겠다는 구상이 나왔다. 연준은 그러나 2025년말 기준금리를 3.9%로 예상함으로써 작년 12월에 제시한 예상치(3.6%)에서 0.3% 포인트 높였다.

미국은 높은 인플레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해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금리를 이어오고 있다. 이 같은 연준의 고금리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이 수십년 사이 최고점을 찍었던 2022년 수준에서 크게 내려갔으나 올들어 최근 다시 예상을 웃도는 물가 상승 수치가 나오면서 금리 인하 시기는 다소 뒤로 미뤄질 것으로 전망된바 있다. 미국 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6% 상승해 시장 예상치인 0.3%를 훌쩍 넘었다. 그럼에도 연준이 이번에 연중 3차례 금리 인하 구상을 고수함에 따라 6월 이후 잇따른 금리 인하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리게 됐다.

연준은 또 SEP에서 연말 실업률을 4.0%로 예상하며 작년12월의 예상치인 4.1%에서 소폭 하향했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1%로 예상하며 작년 12월의 예상치인 1.4%에서 0.7% 포인트 높였다. 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 예상치는 작년 12월에 제시한 예상치와 같은 2.4%를 고수했고, 연말 근원 PCE 물가 상승률은 2.6%로 직전 대비 0.2%p 높였다.
이날 뉴욕증시는 연준 위원들이 연내 세 차례 금리 인하 방침을 유지할 지에 쏠려 있었다. 앞서 미 연준이 2023년 12월 FOMC 직후 공개한 점도표에서는 연준 위원들이 2024년 중 세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한다는 전망이 담겼다. 이 같은 점도표 결과를 시장에선 연준이 비둘기파 로 선회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올해 1월에 이어 2월 들어서도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기록되면서 물가상승률이 2%대 후반에서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해서 이동하고 있다는 확신'을 금리인하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어 온 연준이 금리 인하에 더 신중한 자세를 취할 수 있다는 분석으로 이어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7일 연방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인플레이션 둔화 확신을 갖게 될 지점이 멀지 않았다고 말해 이런 시각을 앞서 시사한 바 있다. 일각에선 연준 구성원 일부가 과잉긴축을 우려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뉴욕증시에서 비공식 FOMC 대변인으로 불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회복력 있는 미국 경제 상황으로 인해 현 통화정책이 너무 긴축적이라는 주장이 힘을 잃었지만, 상황이 곧 바뀔 수 있다"라고 진단하면서 연준 인사들이 급격한 수요 위축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즉 이민자 유입 증가 및 노동시장 참여 확대 등과 같은 일시적인 공급 측 요인 효과가 끝나면 긴축정책의 여파가 갑자기 가파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는 것이다. 파월 의장은 지난 1월 31일 FOMC 후 회견에서 "(공급 측 회복이) 영원히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 상황이 중단되면 (통화) 긴축 효과가 더욱 가파르게 나타날 수 있다"라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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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


뉴욕증시등 금융시장은 이날 연준의 점도표 결과를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성향으로 받아들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이날 오후 2시 30분 현재 6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74%로 반영했다. 이는 하루 전의 59%보다 크게 높아진 수치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경제 전망이 매파적으로 업데이트될 것이라는 노무라의 전망이 나온 바 있다. 노무라의 아이치 아메미야 북미 애널리스트가 이끄는 리서치 팀에 따르면 올해 연말 인플레이션 전망은 더 높아질 것이며 올해와 내년 점도표의 중간값도 더 높게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7일 메모를 통해 "예상보다 소폭 높은 인플레이션 경로"를 이유로 연준의 통화정책 전망을 수정해 올해 금리인하가 0.25%포인트씩 4차례가 아닌 3차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6월에 첫 인하를 시작하고, 내년에 4차례, 2026년 마지막 한차례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최종 전망치는 종전과 같은 3.25∼3.5%를 그대로 유지했다.

일본이 17년 만에 금리 인상에 나서며 1200조원에 달하는 엔캐리 자금 동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본은행(BOJ)은 단기금리를 인상했지만, 미국에서는 오는 6월로 점쳐졌던 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지고 인하 횟수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비롯한 미국 경제지표가 인플레이션 하락 속도 둔화를 시사하면서 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질 것이라고 본다. 연준의 금리 결정을 예측하는 스왑 계약은 이날 한때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50% 미만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그동안 급격히 하락했던 엔화 가치는 글로벌 자금지형을 바꿔놨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기준금리 인상 기조 속에 유독 일본만 마이너스 금리를 이어가면서 금리가 싼 엔화를 빌려 달러로 바꾼 뒤 달러 자산에 투자하는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급격히 불어났다. 하지만 이번 일본의 금리 인상을 계기로 이 자금이 청산되고 글로벌 자금시장에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19일 BOJ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은행 일본지점이 본점으로 송금한 자금은 137조5397억엔(약 1230조원)으로 1년 새 4.5% 증가했다. 통상 일본에 있는 외국은행이 본국에 보낸 자금은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으로 분류한다. 이 같은 송금 자금은 엔저 현상이 두드러졌던 2022년에 48.6% 급증했는데, 여기에서 규모가 더 불어난 셈이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