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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테슬라 FSD 보급'에 혈안…자충수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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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테슬라 FSD 보급'에 혈안…자충수 될 수도

전직원에 '테슬라 전기차 인도 전 FSD 시스템 시연' 의무화 지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진작부터 예고했던 계획을 실행하는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 CEO는 최근 전 직원에 이메일로 보낸 업무 지침을 통해 테슬라 전기차를 새로 구입한 고객들에게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시스템을 시연한 뒤에 차량을 인도할 것을 지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기차 재고를 제때 털어내는데 차질을 초래하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머스크 “FSD 진가 잘 알려지지 않아”…고객 대상 시연 의무화


26일(이하 현지시각)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 사내 통신문에서 “FSD 시스템이 얼마나 훌륭한 시스템인지가 소비자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이제부터는 테슬라 전기차를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FSD 베타버전을 설치한 뒤 시연하고 차량을 넘기는 것을 의무화하겠다”고 지시했다.

머스크가 언급한 것은 FSD 베타버전의 최신판으로 올 초부터 배포가 시작된 v12 업데이트다.

머스크는 추가로 보낸 이메일에서도 “이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며 수리 등을 위해 테슬라 서비스센터에 입고된 차량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FSD 베타버전을 설치해 고객에게 시연해 줄 것도 지시했다.

FSD 베타버전을 정식 옵션으로 구매해 사용하기 위해서는 1만2000달러(약 1600만원)를 추가로 내거나, 매월 199달러(약 26만원)씩 나눠 내야 하는데 소비자들이 FSD의 뛰어난 성능을 아직도 제대로 모르고 있으니 시연을 통해 구매할 수 있도록 독려하라는 뜻이다.

차량 인도 ‘적체’ 발생할 가능성 커


그러나 머스크의 이같은 행보는 논란도 일으키고 있다.

머스크는 소비자들이 FSD 시스템의 진가를 아직 제대로 모르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FSD 시스템은 관련 업계의 표준으로 통하는 미국자동차공학회(SAE)가 정한 자율주행 기술력 평가 기준에 따르면 아직 총 5등급 가운데 2등급 단계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2등급 자율주행은 일정한 조건에서 운전자의 주행을 보조할 수 있지만 운전자가 항상 필요한 수준이다. 운전 주체가 사람에서 자동차로 바뀌는 단계는 3등급부터고, 5단계가 돼야 비로소 운전자가 완전히 필요 없는 명실상부한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간주된다.

아울러 머스크가 지난해 5월 연례 주주총회가 끝난 뒤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한 약속을 아직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도 논란이다.

당시 머스크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챗GPT의 등장을 계기로 획기적으로 진화한 것처럼 테슬라 FSD 시스템도 올해 아니면 내년 중에 획기적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300만 대의 테슬라 전기차가 완전한 자율주행 시스템을 갖추게 되는 날이 닥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은 차량 출고가 적체되는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머스크 자신도 이번 사내 통신문에서 “이제부터 FSD 시스템을 고객들에게 시연하게 되면 차량 인도 과정이 더뎌질 것이라는 점을 잘 안다”면서 “그럼에도 FSD 시연은 꼭 필요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