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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MZ세대, ‘꾸안꾸’ 한국식 프리쿠라 매력에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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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MZ세대, ‘꾸안꾸’ 한국식 프리쿠라 매력에 빠져

일본의 인생네컷 부스 모습. 사진=일본 인생네컷 공식 인스타그램 갈무리.이미지 확대보기
일본의 인생네컷 부스 모습. 사진=일본 인생네컷 공식 인스타그램 갈무리.
일본이 ‘꾸안꾸(꾸미지 않은 듯 꾸민)’ 한류 스티커사진의 매력에 빠졌다.

지난달 31일 일본 외신 프레지던트온라인은 일본에서 떠오르고 있는 한국식 ‘프리쿠라’ 열풍과 그 원인을 소개했다.
프리쿠라는 일본에서 ‘인생네컷’을 포함한 스티커사진을 뜻하는 용어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에는 현재 50개 이상의 프리쿠라 관련 한국 기업이 시장에 진출했다. 소형 전문 매장들이 1000여 개를 넘어서며 시기와 유행에 맞춘 기간 한정 부스들을 설치할 정도로 유행이 일고 있다.

최대 업체인 '포토이즘'을 필두로 신오쿠보, 시부야, 하라주쿠 등 일본 전국 각지의 게임센터 내에 한국 프리쿠라 기계 보급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처럼 일본서 한국식 프리쿠라가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SNS를 중심으로 많은 화제를 모았기 때문이다.

현지에서도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한국 아이돌 방탄소년단과 트와이스 등이 인증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면서 일본 한류 팬들에게 한국식 프리쿠라의 인기가 급속히 퍼졌다.

여기에 더해 시기나 분야를 막론하고 한류 열풍을 이끌었던 10대 여성들이 애용하고 있다는 점, 또 합리적 가격대에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성비가 좋은 콘텐츠로 여겨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회 불과 400~500엔에 이용할 수 있고, 고화질 사진과 타임랩스 동영상을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기 때문에 저렴하면서도 고품질의 서비스로 자리 잡고 있다.
원하는 타이밍에 찍을 수 있는 셀프 셔터 기능과 아이돌 이미지와 합성 없이 투샷 촬영을 즐길 수 있는 '콜라보 프레임'도 현지 인기 요인 중 하나다.

그러나 가장 핵심적 이유는 그동안 일본에서 인기 있었던 프리쿠라와 달리 자연스럽고 위화감이 없는 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도 인생네컷과 같은 프리쿠라는 친숙한 아이템이다. 이미 일본에서 1990년대 후반 1000억 엔의 시장 규모까지 성장했을 정도로 대중적 문화 중 하나다.

그러던 것이 현재는 20% 수준인 200억엔 남짓한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이유는 너무 과도한 ‘보정’ 때문이다. 과한 수준의 사진 보정으로 본인인지 알 수 없어 서서히 일본식 프리쿠라에 대한 거부감이 일고 있었다.

반면 한국 프리쿠라는 사용자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최대한 예쁘게 만들기 위한 전문가용 DSLR 카메라가 사용된다. 여기에 소품과 의상 등 다양한 아이템들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과도한 그래픽 효과로 거부감을 주는 일본식 프리쿠라와는 정반대다.

더욱이 2020년대 들어 일본 여중·고생들을 중심으로 ‘꾸민 듯 꾸미지 않는’ SNS 트렌드가 자리 잡으면서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한 시장 공략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일본 10대 여중·고생 트렌드의 바로미터인 AMF 주최의 'JC-JK 유행어 대상'에서 2023년 1위로 ‘꾸미지 않는 SNS’인 BeReal이 꼽히기도 했다.

결국 현지에서 한국식 프리쿠라는 일본에서 한류 붐이 일어날 수 있는 성공 조건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나가이 류노스케 다카치호 대학 상학부 교수는 “일본에서는 친구나 연인과 함께 즐기는 가벼운 이벤트로 스티커사진을 찍는 문화가 깊게 박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고등학생들의 최신 트렌드에 맞는 결과물을 제공한 것이 현재 한류 붐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식 프리쿠라의 성공 요인”이라며 “새로운 문화와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조성되어 있는 시장에 현지 소비자들이 원하고 있는 서비스를 정확히 제공한 것이 붐을 일으킨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식 프리쿠라는 현재 진행형인 한류 열풍인 만큼 새로운 한류의 또 다른 발전을 기대해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