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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산더미 재고 쌓인 테슬라, 美 전역에 ‘주차장 대피소’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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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산더미 재고 쌓인 테슬라, 美 전역에 ‘주차장 대피소’ 급증



지난 2018년 6월 22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치먼드의 한 주차장에 신형 테슬라 모델3 전기차들이 주차돼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18년 6월 22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치먼드의 한 주차장에 신형 테슬라 모델3 전기차들이 주차돼 있다. 사진=로이터


테슬라가 미국 내에서 완성차 재고가 급증하자 정식 딜러나 서비스센터 외부의 대형 주차장을 임시 보관소로 활용하고 있다고 전기차 전문 매체 일렉트렉(Electrek)이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인근 체스터필드에서는 철거 중인 쇼핑몰 부지를 테슬라가 임대해 수백 대의 미판매 차량을 주차해둔 모습이 포착됐다. 이곳은 인근 5km 거리에 위치한 테슬라 인도 센터에서 처리하기 어려운 물량을 소화하기 위한 ‘오버플로우(overflow)’ 주차장이다.
비슷한 사례는 미시간주 파밍턴힐스에서도 확인됐다. 이곳에서는 도시 허가 없이 사이버트럭 100여 대가 주차돼 있었고, 이는 도시 당국의 지적을 받은 바 있다. 테슬라가 여전히 사이버트럭 재고 처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일렉트렉은 사이버트럭 판매량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고, 이로 인해 테슬라가 생산량까지 줄인 상태라고 지적했다.

최근 네바다, 플로리다, 오하이오 등지에서도 유사한 테슬라 ‘대피소’ 주차장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 내 재고량이 급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모델3 재고가 지난주부터 눈에 띄게 늘고 있고, 2분기 전체 재고 규모는 전분기 대비 높은 수준이다. 현재 테슬라는 3000대 이상의 사이버트럭을 미국 내에서 팔지 못하고 보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재고 누적 속에서도 테슬라는 미국 시장에서 리스료 및 금융 지원을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추며 판매 촉진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2분기 차량 인도 예상치는 35만~36만대로, 월스트리트의 평균 예상치인 41만대를 한참 밑돌 전망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8만대 감소한 수치로, 테슬라가 변명 삼을 수 있는 ‘모델Y 생산 전환’ 같은 요인도 없는 상황이다.

일렉트렉은 “미국은 테슬라가 아직 그나마 유지되는 마지막 시장이지만, 이마저도 흔들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캐나다 시장은 이미 거의 소멸했고, 유럽에서는 신형 모델Y 출시에도 불구하고 판매가 40%가량 줄어든 상황이다. 중국에서도 1분기 대비 3000대가량 줄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랑해온 ‘사전 주문 기반 생산’ 원칙은 사실상 무너졌다”며 “고객 인도 전 완성차를 대규모로 쌓아두는 방식은 결국 공급 과잉과 수요 둔화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