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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금요일도 주말' 美 경제계 어떤 변화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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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금요일도 주말' 美 경제계 어떤 변화 올까

주 4일 근무제를 지지하는 버니 샌더스(I-VT) 미국 상원의원이 지난해 7월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주 4일 근무제를 지지하는 버니 샌더스(I-VT) 미국 상원의원이 지난해 7월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최근 미국 재계에서 주4일 근무제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4일제가 몰고 올 경제계의 판도 변화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토요일과 일요일을 주말로 간주하던 기존 문화가 금요일까지 주말에 포함되는 현상이 널리 확산되면 주말이 사흘로 늘어나게 되는데 이 경우 경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주말이 시작되기 전날인 금요일을 반기는 의미로 영어권에서 그동안 통용돼왔던 표현인 ‘TGIF(Thank God It's Friday)’, 우리말로는 ‘불금’ 정도로 옮길 수 있는 이 표현이 ‘TGIT(Thank God It's Thursday)’로 바뀔 가능성이 있을 지도 관심거리다.

인재 영입, 업무 효율 향상에 도움


15일(현지시각) 미국의 투자 전문매체 인베스토피디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주4일제 도입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이로 인한 향후 미국 경제계의 변화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긍정적인 효과가 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KPMG가 최근 발표한 미국 주요 기업 CEO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서 응답자의 약 30%가 주4일제 또는 주4.5일제로 근무 방식을 변경하는 방안을 현재 고려 중인 것으로 나타난 것은 미국 기업들 사이에서 주4일제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음을 뒷받침하는 비근한 사례라고 인베스토피디아는 전했다.

주4일제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내세우는 이유는 노동시장 경색이 이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인재를 영입하는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근로자들의 업무 효율도 향상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스티브 코헨과 버니 샌더스

인베스토피디아에 따르면 현재 미국 사회에서 주4일제가 경제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는 대표적인 인사는 미국의 유명 헤지펀드 전문가이자 억만장자이면서 현재 뉴욕 메츠 구단주로 있는 스티브 코헨과 미국 정치권의 대표적인 진보 정치인이자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도 출마한 적이 있는 버니 샌더스 미 연방 상원의원이다.

코헨의 경우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주4일제가 도입되면 근로자들이 여가를 선용할 수 있는 시간이 크게 늘어나면서 레저산업과 여행산업 등이 큰 호재를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주4일제는 꿈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며 이같이 내다봤다.

샌더스 의원은 코헨처럼 확신하는 것을 넘어 주4일제 도입 법안까지 제출한 상태다.

미국의 대표적인 진보 정치인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주4일 근무’ 법안을 발의했다.

샌더스 의원은 지난달 낸 보도자료에서 “미국 노동자들에게 월급을 깎지 않고 주당 32시간 근무제를 보장하자는 발상은 이제 급진적인 생각이 아니다”면서 초과근무 수당을 지급하는 기준이 되는 표준 근로시간을 기존 주간 40시간에서 32시간으로 4년에 걸쳐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법안은 주당 근무시간을 32시간으로 줄여도 노동자가 받는 급여나 혜택을 줄이지 못하게 했다.

샌더스 의원은 노동시간 단축을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와 관련해 “이 문제는 공정의 문제”라면서 “첨단기술의 발전으로 기업들의 생산성도 높아지고 이익도 늘어나고 있지만 노동자들은 기업들과 공평하게 파이를 나눠 갖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4일제가 도입돼 여가 시간이 늘어나면 소비를 늘리는 방식으로 경제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인베스토피디아는 “영국 레딩대학이 지난 2019년 펴낸 영국 직장인 대상 설문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금요일도 휴일이 되면 응답자의 54%가 쇼핑을 즐기는데, 43%는 영화를 관람하는데, 39%는 외식을 하는데 시간을 쓸 생각이라고 답한 바 있다”면서 “이는 주말이 늘어나는 것이 경제에도 순기능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전했다.

부작용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그러나 반론도 없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안 그래도 고용시장의 경색으로 기업들이 인력을 채용하는 일이 어려운 상황에서 주말이 하루 더 늘어나면 업무를 처리할 인력이 더 부족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다.

아일랜드 코크대학의 윔 나우드 경제학과 교수는 인베스토피디아와 인터뷰에서 “주4일제 도입으로 상시적인 근무 인력이 줄어들면 기왕의 인력난을 부채질 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나우드 교수는 "상시적으로 일하는 인력이 줄어들 경우 국민연금과 의료보험을 비롯한 사회 안전망을 건전하게 유지하는데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