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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벤츠, 테슬라 제치고 자율주행차 상용화 세계 첫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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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벤츠, 테슬라 제치고 자율주행차 상용화 세계 첫 성공

3단계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한 메르세데스-벤츠 차량. 사진=메르세데스-벤츠이미지 확대보기
3단계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한 메르세데스-벤츠 차량. 사진=메르세데스-벤츠

명실상부한 자율주행차 시대가 미국에서 열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미국에서 진짜 자율주행차 시대를 연 기업은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인 미국의 테슬라가 아니라 경쟁사인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다.

◇자율주행 3등급이 중요한 이유

현재 전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자율주행차의 자율주행 등급은 2단계에 머물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력을 평가하는 미국자동차공학회(SAE)가 정한 등급 분류에 따르면 테슬라를 비롯한 대개의 자율주행 기능 탑재 자동차는 전체 5등급 가운데 2단계로 분류된다.

자율주행 2등급은 일정한 조건에서 운전자의 주행을 보조할 수 있지만 운전자의 개입이 항상 필요한 수준으로 최근 출시되는 전기차의 대부분이 이에 해당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자율주행 3등급이 진정한 의미의 자율주행차 시대로 가는 분수령이다.

3등급부터가 비록 고속도로라는 제한된 주행 조건이 전제돼야 하지만 운전 주체가 사람에서 자동차로 바뀌는 단계라서다. 즉 3단계부터가 운전자가 핸들에서 완전히 손을 뗄 수 있는 단계라는 얘기다.

아직 자율주행 3등급에 해당하는 차가 본격적으로 상용화된 적은 없다. 설사 3등급에 해당하는 기술을 개발했더라도 사고가 났을 때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될 정도로 강한 자신감을 갖고 상용화에 나선 기업은 아직 없다는 뜻이다.

◇메르세데스-벤츠, 테슬라 제치고 3등급 자율주행차 미국서 시판

그러나 19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영전문지 포춘에 따르면 자율주행 3등급 상용화에 성공한 사례가 처음으로 미국에서 나왔다.

화제의 주인공은 테슬라가 아니라 독일의 고급차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

메르세데스-벤츠가 개발한 3단계 자율주행 시스템인 ‘드라이브 파일럿’을 탑재한 전기차가 미국 일부 지역에서 본격적인 시판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테슬라도 아직 해내지 못한 일을 유럽 완성차 제조업체가 먼저 미국 시장에서 이뤄낸 셈이다.

포춘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는 운전자의 개입이 전혀 필요 없는 이 드라이브 파일럿을 장착한 전기차를 캘리포니아주에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지난해 12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포춘이 입수한 캘리포니아주 교통국(DMV) 자료에 따르면 메스세데스-벤츠는 현재까지 캘리포니아주에서 드라이브 파일럿 기능이 들어간 전기차 65대를 판매했다고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캘리포니아주에 이어 네바다주에 소재한 일부 메르세데스-벤츠 딜러 매장에서도 드라이브 파일럿을 탑재한 전기차의 시판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포춘은 “메르세데스-벤츠가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에서 첫 테이프를 끊은 이유는 3단계 자율주행 차량의 시판을 이 두 지역에서 가장 먼저 허용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지난해 6월, 네바다주에서는 지난해 1월 드라이브 파일럿의 시판을 허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드라이브 파일럿이 장착된 메르세데스-벤츠 차종은 2024년형 EQS와 S-클래스다.

포춘은 “두 지역 교통당국의 첫 시판 승인이 떨어지자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해 9월부터 시판에 들어갔다고 밝힌 바 있으나 실제로 미국 소비자들에게 해당 차량이 인도된 것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미국 시장에서 자율주행 3등급 차량의 시판에 가장 먼저 들어간 것은 테슬라가 자사의 완전자율주행(FSD) 시스템과 관련해 허위 광고·홍보로 소비자들을 오도했다는 혐의로 지난 2022년 피소된 것과 대조적이라고 포춘은 지적했다.

테슬라에 대한 소송을 제기한 측은 “테슬라가 지난 2016년부터 사실과 다르게 자율주행 기술을 ‘완전히 작동하는’ 또는 ‘곧 그렇게 될’ 기술이라고 설명함으로써 기만적으로 광고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