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한국·인도네시아, 통화 가치 하락에도 채권 투자자들 주목”

공유
0

“한국·인도네시아, 통화 가치 하락에도 채권 투자자들 주목”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사진=로이터

미국 달러 강세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 후퇴로 아시아 지역이 채권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22일 닛케이아시아는 한국 원화와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그리고 말레이시아 링깃화가 달러 대비 큰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주 원화는 달러 대비 1,400원으로 2022년 11월 이후 가장 약한 수준을 기록했고, 루피아는 4년 만에 최저치인 16,200 루피아를 기록했다. 말레이시아 링깃화는 2월 말 2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달러 대비 약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아시아 일부 지역의 통화 약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제한적인 통화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면서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추측을 약화시켰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중동의 긴장으로 인한 유가 상승과 중국의 불확실한 경제 전망 등도 한국과 같은 수출 주도형 아시아 경제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의 매파적 입장이 더해져 장기적인 현지 통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 서비스 회사인 StoneX의 싱가포르 기반 아시아 태평양 채권 책임자 로버트 홍은 "현지 통화에 대한 압박이 엄청나다"며 달러에 대한 일부 극단적인 움직임을 언급했다.

퍼스트 센티어 인베스터의 아시아 채권 책임자인 나이젤 푸도 "연준이 금리 인하를 미루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달러는 강세를 유지하며 아시아 통화에 추가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서 그는 "아시아 현지 통화 시장에서 수익률은 상승하고 통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이는 잠재적인 낙관적 수익률에 대한 기대로 이어지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ANZ 뱅킹 그룹의 월간 보고서에 따르면 현지 통화 및 달러 표시 채권을 포함한 아시아 채권 시장은 4개월 연속 유입된 후 3월에 41억 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유출의 핵심 원인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달 43억 달러 규모로 한국에서 자금을 회수했기 때문이다. 2023년 1월 53억 달러가 빠져나간 이후 가장 많은 금액으로 나타났다. 미국 금리 상승, 국회의원 선거의 이중 효과로 인해 한국에서 막대한 자금이 유출됐다는 것이다.

또 금융 전문가들은 미국과 아시아 국가 간의 금리 차이가 지속되고 있는 것도 이런 현상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싱가포르 신흥시장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릭 청은 "일부 투자자들은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인내심을 조금씩 잃어가고 있는 것 같다"며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미국과 아시아 국가 간의 금리 차이가 역풍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 현지 통화 시장의 약세가 채권 매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통화 시장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핵심은 정부 소유의 한국 국채와 인도네시아 준국채의 수익성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릭 청은 이들 국채들의 수익률 수준은 여전히 6%~7%로 매우 매력적이며, 투자자들에게 캐리나 쿠폰 수익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70억 달러 규모의 아시아 현지 통화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는 M&G 인베스트먼트의 아시아 채권 책임자 구안 이 로우도 한국 국채에 대한 긍정적 견해를 전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원화와 루피아가 과매도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최근 하락세를 일부 반전시킬 것으로 예상하는 견해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현대자동차, 인도네시아 정부 지원을 받는 석유회사 페루사한 리스트릭 네가라의 발행 채권을 펀더멘털 측면에서 계속 주목받고 있는 추세다.

릭 청은 불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총 자산이 20억 달러에 가까운 약 10개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며 “올해 아시아 현지 통화 채권 포트폴리오의 총 수익률이 한 자릿수 중반에서 후반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