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퀄컴 PC시장 '기대주' 스냅드래곤X, 벤치마크 ‘부정행위’ 의혹 직면

공유
0

퀄컴 PC시장 '기대주' 스냅드래곤X, 벤치마크 ‘부정행위’ 의혹 직면

퀄컴이 PC용으로 만든 고성능 프로세서 '스냅드래곤 X 엘리트' 칩셋 이미지. 사진=퀄컴이미지 확대보기
퀄컴이 PC용으로 만든 고성능 프로세서 '스냅드래곤 X 엘리트' 칩셋 이미지. 사진=퀄컴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이 차세대 PC(개인용 컴퓨터) 시장을 노리고 선보인 ‘스냅드래곤X’ 시리즈가 성능을 확인하는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부정행위를 했다는 의혹에 직면했다.
24일(현지 시각) 미국의 IT 전문매체 세미어큐레이트(SemiAccurate)는 퀄컴이 이날 OEM 제조사 및 언론들을 상대로 공개한 스냅드래곤X 시리즈의 공식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가 정상적인 결과가 아닌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퀄컴이 지난해 처음 공개한 스냅드래곤X 시리즈는 퀄컴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차세대 저전력·고효율 PC 시장을 노리고 개발한 ARM 기반 프로세서 제품군이다. 사양 및 성능, 플랫폼에 따라 ‘엘리트’와 ‘플러스’ 2가지 라인업으로 선보인다. 업계에서는 애플에 이어 ARM 기반 PC 시대를 열 새로운 기대주로 꼽고 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세미어큐레이트는 퀄컴이 지난해 10월 개최한 ‘스냅드래곤 서밋 콘퍼런스’에서 스냅드래곤X 시리즈를 처음 공개할 때부터 미심쩍은 경향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당시 퀄컴은 스냅드래곤X 엘리트 제품의 첫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를 공개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테스트 설정과 조건, 비교 대상 등의 정보를 일절 공개하지 않고, 단지 스냅드래곤X가 우세하다는 결과만 보여줌으로서 업계 관계자들이 해당 결과를 검증할 수 없었다고 세미어큐레이트는 설명했다.

또한, 세미어큐레이트는 이후 정식 제품 출시를 위해 주요 OEM 제조사들에 사전 공급된 실제 칩들 역시 퀄컴이 발표한 벤치마크 결과만큼의 성능을 보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세미어큐레이트에 따르면 주요 OEM 제조사가 칩을 받아 처음 테스트했을 때는 퀄컴 발표 결과의 50% 수준에 불과한 성능을 보였으며, 퀄컴 측의 지적에 따라 소프트웨어와 냉각솔루션을 개선한 후에도 당초 퀄컴이 발표한 만큼의 성능을 재현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세미어큐레이트는 지난해 퀄컴이 2024년 중반 주요 OEM PC 제조사들을 통해 스냅드래곤X 탑재 PC를 출시하기에 앞서 세계 각국의 유명 리뷰어들에게 독립적으로 벤치마크를 진행할 기회와 제품을 제공한다고 약속했지만, 아직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언론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사전 체험 행사에서도 엄격하게 통제된 조건과 사전 설치된 프로그램만으로 성능을 테스트할 수 있게 함으로써 정확한 성능 파악이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세미어큐레이트의 이러한 주장에 퀄컴은 아직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IT 전문지 톰스하드웨어는 “현재로서는 세미어큐레이트의 이러한 주장들에 대해 확실한 근거는 없다”라면서 “하지만 이 주장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애플의 M 시리즈 프로세서에 대한 MS 윈도우 진영의 대응책으로 스냅드래곤X 시리즈를 기대하던 노트북 업계가 크게 흔들릴 것이 분명하다”고 평했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