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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버려진 집 앞으로 더 늘어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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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버려진 집 앞으로 더 늘어날 수도

인구 감소 속에 빈집 급격히 늘어 사회 구조적 문제로 등장

날로 늘어나는 일본의 빈집이 사회적 이슈가 된 것은 이제 새로운 소식이 아닐 정도다. 이제 버려진 집은 벌레와 범죄, 유지 보수 비용 등 일본의 사회 구조적 문제로 변질되고 있다.

버려진 집은 임대, 별장 및 특정 목적을 수행하는 부동산을 제외하고 장기간 비어 있는 주택을 말하고, 빈집은 실제 거주자가 없는 모든 주택을 의미하며, 버려진 집뿐만 아니라 주택 철거 예정 건물, 리모델링 주택, 판매 대기 중인 주택 등을 포함한다. 따라서, 빈집이 버려진 집보다 당연히 많다.
버려진 집과 빈집 수가 계속 증가하는 것은 초고령화, 인구 감소, 주택의 노후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일본의 쌓여가는 빈집, 버려진 집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의 쌓여가는 빈집, 버려진 집들. 사진=로이터


최근 일본 정부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버려진 집의 수는 20년 동안 약 80% 증가했는데, 특히 농촌 지역의 인구 감소가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

1일(현지시각) 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일본 총무성이 2023년 10월 기준 조사 결과, 일본 전역에 385만 채의 버려진 집이 존재했다. 이는 2018년 조사 대비 36만 채 증가한 수치이며, 전체 주택의 5.9%에 해당된다.

특히, 빈집은 2018년 대비 50만 채 증가한 899만 채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전체 주택의 13.8%를 차지하는 수치이다. 이 통계는 5년마다 조사해 공개하는데, 그 정도가 더 심각해진 것이다.

집계에는 단독주택 외 아파트와 콘도 등 공동주택도 늘고 있음이 드러났다. 특히, 일본 공동주택은 1950년대와 60년대부터 지어지기 시작해 많게는 70년의 역사를 갖는 곳도 있다. 일본 전역에 약 125만 채의 콘도가 40년 전 지어졌으며, 이 수치는 앞으로 20년 동안 3.5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개조 및 수리가 점점 더 시급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한다.
전체 인구의 약 40%, 도시 인구 60% 정도가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가운데, 일본 전체 공동주택 중 502만 채 이상(16.7%)이 빈집 상태였고, 이 중 846,800채는 버려진 집으로 분류되었는데, 이는 2018년 대비 8.6% 증가, 20년 전 대비 약 60% 증가한 수치라고 한다.

빈집 증가에 대해 일본 총무성은 “독거 고령자 사망, 상속인이 멀리 살아 집이 쓰이지 않는 경우, 요양소에 가면서 집이 빈 경우 등 고령화가 가장 큰 이유”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일본 경제와 사회에 여러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빈집 증가는 부동산 가치 하락, 지역 사회 황폐화, 범죄 증가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일본의 버려진 집은 대부분의 노후 주택으로 관리가 되지 않아 손상에 더 취약해 해충 침입, 붕괴 및 기타 위험에 처하게 된다. 이는 주로 인구가 감소한 시골 지역에서 증가하고 있다. 와카야마와 도쿠시마는 일본의 47개 현 중 빈집의 비율이 21.2%로 가장 높다.

이에, 일본 정부는 빈집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빈집 재활용, 주택 철거 지원, 세금 감면 등 다양한 정책을 통해 빈집 문제해결에 나서고 있다. 2015년에 지방자치단체가 붕괴 위험이 있는 빈집에 경보를 발령하고 개선하지 않으면 철거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을 제정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약 4만 가구가 대상이 됐다.

지방 정부들도 위기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요코하마시는 2018년 관리가 취약한 콘도 건물에 건축가 및 기타 전문가를 파견해 관리 협회를 설립하고 필요한 계약을 갱신하는 도움을 주기 시작했고, 나고야시는 2022년 콘도 경영진이 당국에 단지 상태를 업데이트하도록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법은 주택 또는 비어 있는 주택 단지 전체를 대상으로 해, 더 큰 단지의 단독 빈집에 적용하기가 어려운 한계가 있다.

이에, 일본 정부는 더 잘 대처하기 위해 2022년 콘도 관리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여 지방 당국이 부적절하게 관리되는 집 소유자에게 조언과 경고를 발행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주택은 다양한 연령과 가족관계, 비용이 작용해 이 법에 따라 처리된 해결 사례는 소수에 불과해 일본의 빈집과 버려진 집 문제 해결은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

한편, 이런 문제가 누적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총 주택수는 6502만 호로 역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5년 전 대비 261만 호 증가했다. 이는 고령자 중심의 1인 가구가 늘어난 것이 이유로 꼽힌다.

일본의 버려진 집, 빈집은 일본의 초고령화를 뒤따라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202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도 약 150만 채의 빈집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전체 주택의 약 7%에 해당하는 수치로, 초고령화 진행으로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역별로 차이가 있으며, 수도권보다는 지방 도시와 농촌 지역에서 더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