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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가즈프롬, 25년 만에 첫 연간 순손실... 러-우 전쟁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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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가즈프롬, 25년 만에 첫 연간 순손실... 러-우 전쟁 여파

2024년 2월 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건물 지붕에 설치된 가즈프롬 로고.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2월 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건물 지붕에 설치된 가즈프롬 로고.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의 국영 가스 대기업 가즈프롬은 유럽과의 가스 무역 감소와 연료 가격 하락으로 1999년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순손실을 기록했다.

2일(현지시각)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가즈프롬은 지난해 6290억 루블(69억 달러·약 9조400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2022년 1조2300억 루블의 순수익과 대비되는 수치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가즈프롬이 지난해 4470억 루블의 순이익을 창출했을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로이터는 이러한 실적 참사가 구소련의 붕괴 이후 러시아에서 강력한 기업 중 하나였으며 종종 우크라이나와 몰도바와 같은 주변 국가와의 분쟁 해결을 위한 지렛대로 사용됐던 가즈프롬의 급격한 쇠퇴를 강조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적 공개 이후 가즈프롬 주가는 배당 전망에 대한 시장의 우려 속에 4.4% 급락해 1년여 만에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가즈프롬의 최대 주주인 러시아 정부는 군비 지출 증가와 서방의 제재로 현재 예산 압박을 받고 있다.

한때 주요 수출 시장이었던 러시아의 대유럽 가스 수출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감했고, 해외 가스 배관을 독점하고 있는 가즈프롬은 서방 제재의 가장 가시적인 피해자가 됐다.

온화한 유럽의 날씨와 수요 부진 및 재고 급증에 따른 가스 가격 급락도 가즈프롬의 부진한 실적에 일조했다.
회사의 연간 가스 매출은 40% 감소한 4조8800억 루블을 기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추산에 따르면 가즈프롬은 여러 유럽 국가로 파이프라인을 통해 가스를 계속 운송하고 있지만, 지난해 유럽으로 향하는 가스관의 물동량은 1970년대 초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