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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젊은 층의 호감을 잃고 있는 바이든, 그 회복이 쉽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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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젊은 층의 호감을 잃고 있는 바이든, 그 회복이 쉽지 않은 이유

지난 23일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 앞에서 한 대학 강사가 대학생들, 노조원들과 함께 팔레스타인 관련 언론의 자유 보호에 관한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3일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 앞에서 한 대학 강사가 대학생들, 노조원들과 함께 팔레스타인 관련 언론의 자유 보호에 관한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대선이 초반을 넘어 중반으로 넘어가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걱정은 점점 커지고 있다. 트럼프와의 박빙 승부가, 지지율 역전은커녕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지지부진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대표적인 것은 젊은 층의 이탈이다.
지난 대선 승리의 결정적 승인 가운데 하나였던 핵심 지지층인 젊은 층의 지지를 잃고 있지만, 예전 수준으로 되돌리지 못하고 있다. 그들 관심사인 학자금 대출 탕감 정책, 기후변화 대응 강화, 이민 개선, 보건의료 개선 등 갖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지지율 회복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을 지지하는 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떨어지고 있다. 2020년 당시 바이든에게 큰 지지를 보냈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2020년 대선에서 젊은 유권자들은 바이든에게 열광적 지지를 보였다. 일부 Z세대 유권자들은 바이든의 경험과 안정성, 그가 보여준 민주주의 가치와 규범을 중시한 접근 방식을 선호했다.

그러나 각종 조사에 따르면, Z세대 일부는 바이든의 국내외 정책에 불만을 표현하고 있으며, 이런 흐름이 개선되지 않으면, 11월 대선에서 바이든에게 치명적 결과를 안겨줄 수 있다.

바이든과 트럼프 사이의 젊은 층 선호도 격차는 여론조사에 따라 다르지만, 최근에는 격차가 더 좁혀지고 있다. 2020년 대선에서는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 유권자 투표에서 바이든이 트럼프에 약 20%포인트 앞섰다. 그러나 최근의 여론조사에서는 그 격차가 상당히 좁혀져 있다.

예를 들면, 바이든은 2024년 4월 발표된 하버드 청소년 여론조사에서 18~29세 사이에서 45% 대 37%로 트럼프를 앞섰고, 16%는 미정이었다. 8%포인트 차이는 2020년 선거의 이 시점에서 보인 23%포인트보다 15%포인트나 줄어든 것이다.
또한, 5월 초 USA투데이와 서퍽 대학교 단독 여론조사에서 전체에서는 37%와 37% 동점을 기록했지만, 35세 미만 유권자 중에서는 바이든이 34%로 트럼프의 25%를 앞서는 데 그쳤다. 지난 1월에 12%포인트 격차에서 9%포인트 차이로 줄었다.

젊은 층 지지가 떨어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일부는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대한 불만족을 표시하고, 다른 일부는 국내 문제에 대해 비판을 하고 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정치적 냉소주의와 환멸감의 증가를 들 수 있다.

우선,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정책, 특히 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불만이 젊은 층에서 커지고 있다.

4월에서 5월 초까지 초 미국 전역의 약 2000여 개 대학 가운데 120개가 넘는 대학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있었고, 경찰은 무력을 동원해 3000여 명을 체포했다. 이는 학생들의 분노를 자아냈고, 시위는 고교생을 자극해 고교 단위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등록 유권자의 약 44%가 바이든 대통령의 가자 전쟁과 캠퍼스 시위 대응에 반대를 표명했다. 특히 이스라엘 지원과 관련된 바이든의 정책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그렇다고 바이든이 친이스라엘 학생이나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는 것도 아니어서 그는 양쪽 모두로부터 지지를 잃고 있다.

이스라엘 민주주의연구소의 2024년 4월 조사에 따르면, 이스라엘 현지의 대다수는 도널드 트럼프가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이 이스라엘에 더 좋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이는 미국 현지의 이스라엘인에게도 영향을 준다. 이들은 트럼프 37%, 바이든 29% 지지로 응답했다.

국내 이슈에서도 바이든은 젊은 층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학자금 융자 등 다양한 지원 정책에도 불구하고 인기를 잃고 있다. 학자금 융자 혜택을 받는 사람보다 받지 못하는 사람이 더 많고, 학자금 융자 상환 금리가 너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인플레이션이 너무 심해 식료품, 주택 임대료, 휘발윳값 부담도 너무 크고, 데이트 비용도 너무 비싸 바이든에 대한 불만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젊은 층이 트럼프를 더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도 바이든보다 물가를 더 잘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믿기 때문이었다. 아직 젊은 층 다수가 바이든을 지지했지만, 과거 지지한 많은 젊은 층은 바이든이 그들의 삶을 개선하지 못했다고 믿고, 지지를 철회하고 있다. 이것이 바이든이 일자리와 투자 확대, 높은 급여를 이야기해도 젊은 층 지지 회복이 더디거나 성과가 낮은 이유다.

미국 대선의 유권자 비율을 고려할 때, 젊은 층의 비율은 약 20% 내외로 Z세대는 2020년 이후 자기 의사를 투표로 실현하려는 욕구가 커지고 있어 이번 대선에서 투표율이 높아질 수 있다. 이들은 과거 바이든 지지층이었기 때문에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더라도 투표에 불참하면, 바이든에게 손실이 크다.

진보적 성향의 젊은 층은 11월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하지 않을 여지가 있지만, 그렇다고 이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할 소지는 높지 않다. 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종차별과 혐오 발언, 범죄 연루 등으로 자신들의 가치관과 맞지 않는다고 본다. 차라리 제3후보를 선택할 수 있다. 이런 성향의 비중은 민주당 지지 젊은 층 가운데 10~20% 정도다.

공화당 성향 온건파 젊은 층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하기를 거부하고 있다. 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극단적인 정책과 발언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대신 다른 후보를 지지하거나 투표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들도 전체 공화당 성향 젊은 층 가운데 편차는 있지만 10~20% 정도다.

젊은 유권자들은 정치적으로 다양한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기존의 정치적 이념이나 정당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가치관과 일치하는 후보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이처럼 젊은 층의 지지율 변동은 바이든과 민주당에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젊은 층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어, 이들 지지가 없으면 대선에서 승리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은 젊은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고 지지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선, 바이든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협상 중재를 위해 노력하고, 캠퍼스 시위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면서도 폭력적 행동은 용납하지 않는다는 견해를 보인다.

또한, 바이든은 트럼프의 경제 공약이 인플레이션을 더 유발할 수 있다는 점과 경제 이슈와 문화 이슈로 선거 구도를 전환하기 위해 낙태, 일자리, 의료, 교육정책을 더 많이 언급하고 있다.

이에 반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스라엘 지지와 캠퍼스 시위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는 한편, 미국 우선주의와 인플레이션 책임자는 바로 바이든이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11월 5일 선거이지만, 미국의 넓은 영토 때문에 통상 선거일 몇 주 전부터 조기 투표가 시작되는 점과 일반인들이 7월과 8월 여름 휴가철을 보내면서, 각 당의 전당대회에 관심을 두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미국 대선에서 후보자가 유권자를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캠페인을 벌일 수 있는 시간은 이제 12~13주밖에 남지 않았다. 뒤진 바이든에게 시간은 금과 같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