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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우드 캐피털, 100억 달러 부동산 펀드 상환 제한...유동성 위기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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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우드 캐피털, 100억 달러 부동산 펀드 상환 제한...유동성 위기 직면

미국 월가의 억만장자 투자자이자 부동산 거물인 배리 스턴리히트의 스타우드 캐피털그룹 회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월가의 억만장자 투자자이자 부동산 거물인 배리 스턴리히트의 스타우드 캐피털그룹 회장. 사진=로이터
미국 월가의 억만장자 투자자이자 부동산 거물인 배리 스턴리히트의 스타우드 캐피털그룹이 운용하는 100억 달러(약 13조7040억 원)규모의 스타우드 리얼 에스테이트 인컴 트러스트(Starwood Real Estate Income Trust·SREIT) 부동산 펀드가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를 대폭 제한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유동성 부족과 시장 상황 악화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다.

SREIT는 투자자들의 월별 순자산 회수 한도를 기존 2%에서 0.33%로 대폭 낮췄다. 2018년 설립 이후 줄곧 상환을 허용해왔지만, 최근 투자자들의 환매 요청이 급증하고 유동성이 줄어들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외신은 전했다.
SREIT의 포트폴리오는 다양하다. 애리조나 아파트 단지, 노르웨이 물류센터, 호주 호텔 및 카지노 그룹 '크라운 리조트(Crown Resorts)'에 대한 대규모 대출 등이 포함되어 있다.

SREIT는 연준의 금리 인하로 부동산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하지만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가치가 하락하고 투자자들의 환매 요청이 늘어나면서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이번 상환 제한 조치는 SREIT의 재정 상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SREIT가 2023년부터 15억5000만 달러(약 2조1235억 원)의 신용 시설 중 13억 달러(약 1조7810억 원) 이상을 상환금 지급에 사용하며 현금 부족에 시달렸다고 보도했다.

SREIT는 4월 30일 기준 7억5200만 달러(약 1조302억 원)의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지만, 분기별 상환액은 약 5억 달러(약 6850억 원)에 달한다. 5월 1일에는 2억 달러(약 2740억 원)에 가까운 현금을 소진하여 상환금을 지급했다.

스턴리히트는 "SREIT는 건전한 대차대조표를 유지하고 있으며 현재 환경을 헤쳐나갈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밝혔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새로운 상환 한도는 분기별 약 1억 달러(약 1370억 원) 수준으로, 부족한 현금을 보존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2023년 초부터 투자자들이 이미 30억 달러(약 4조1100억 원)를 회수했고, 1분기에만 13억 달러(약 1조7810억 원)의 환급을 요청했지만 38%만 받았다.
SREIT는 부동산 시장 회복에 대한 믿음을 강조하며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려 하지만, 높은 레버리지 비율과 자산 가치 평가의 어려움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한편 스타우드 캐피털 그룹은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불어닥친 한파로 2024년 1월 말 기준으로 1300조 원의 손실을 입었다. 스타우드 캐피털은 금융위기와 같은 경기 침체가 왔을 때 부실 자산을 저렴한 가격으로 사들여 재산을 크게 불려왔지만, 미국 상업용 부동산 침체의 한파가 최고급 오피스 시장까지 확대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