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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세계 최강 미군, 전사보다 자살 군인 더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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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세계 최강 미군, 전사보다 자살 군인 더 많아

지난해 8월 27일(현지시각) 미국 테네시주 루이빌의 맥기 타이슨 테네시 주방위군 공군기지에서 운영되고 있는 자살예방 클리닉에서 한 여성 병사(왼쪽)가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미 주방위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8월 27일(현지시각) 미국 테네시주 루이빌의 맥기 타이슨 테네시 주방위군 공군기지에서 운영되고 있는 자살예방 클리닉에서 한 여성 병사(왼쪽)가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미 주방위군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미국 군대의 어두운 이면이 드러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전장에서 죽는 군인보다 자살하는 군인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충격적인 조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 자살 군인 883명으로 1위…사고로 숨진 군인 814명, 전사 군인 96명


12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일간 USA투데이에 따르면 이 같은 사실은 미 국방부 산하 국방보건국(DHA)이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
보고서의 핵심은 지난 2014년부터 2019년까지 현역 미군의 사망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적군과 교전하는 과정에서 사망한 군인보다 자살한 군인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기간 중 현역으로 근무하다 사망한 미군을 살펴본 결과 자살한 군인이 총 883명으로 조사돼 으뜸을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살 군인 다음으로 많은 경우는 각종 사고로 숨진 군인으로 814명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고, 전투 과정에서 사망한 군인은 96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사자의 경우 지난 2014년 31명이었으나 2019년에는 16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 시기는 중동지역과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 정부가 미군 병력을 빼기 시작한 기간이다.

USA투데이는 미 국방부가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현역 군인의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 자살 군인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알코올 중독자를 돕기 위한 클리닉을 가동하는 등 본격적인 대책 마련에 나선 것도 이 같은 조사 결과에 영향을 받은 때문이라고 전했다.

◇ 미국 사회 자살률 증가와 동반 추세


USA투데이가 추가로 취재한 바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자살한 미군도 55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군에서 자살 군인이 전사자보다 많은 것은 미국 사회 전체적으로 자살률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와 직결돼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USA투데이는 “복수의 미군 관계자들을 취재한 결과 미국민의 자살률이 높아진 것이 군대에도 영향을 미친 결과라는 견해를 밝혔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가장 최근 시점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의 자살률은 3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에는 인구 10만 명당 10.4명이 자살했다면 2018년에는 10만 명당 14.2명이 자살한 것으로 집계됐다. CDC에 따르면 특히 백인 중에서 자살률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USA투데이는 “보고서에 따르면 미군의 경우도 2019년 이후 자살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가 확인됐다”면서 “2019년 기준 10만 명당 자살 군인은 28.8명 수준이었으나 지난해는 36.6명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