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14일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애플이 기대했던 대로 인공지능(AI) 기능이 탑재된 아이폰 등 구체적인 AI 전략을 제시하면서 애플 주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WWDC 마지막 날인 14일에는 하락 마감하기도 했지만 17일 다시 상승세로 복귀했다.
WWDC 기폭제 이제 효력 만료
씨티 애널리스트 아티프 말릭은 애플 매수 시기는 이제 지났다고 단언했다.
말릭은 17일 분석 노트에서 애플 매수 시기는 WWDC 이전이었다면서 애플 주가가 앞으로도 계속 상승하려면 이를 뒷받침할 자극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같은 이유로 애플을 '긍정적인 호재 관심' 종목에서 삭제했다.
비록 매수 추천의견은 유지했지만 애플 목표주가는 현 주가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애플 주가는 말릭의 목표주가 210달러를 이미 지난주에 돌파했다.
말릭은 WWDC 호재는 이제 만기가 끝났다면서 애플 주가가 5월 초 이후 16% 넘게 급등한 터라 추가 상승세가 지속되기는 어렵다고 비관했다.
밸류에이션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애플 주가가 뛰면서 높아진 밸류에이션을 우려하기 시작했다.
애플의 내년 주당순익(EPS) 전망치 대비 주가는 30배 수준이다. 포워드 주가수익배율(PER)이 30배는 시장 실적 지표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 편입 기업들의 평균 PER 21배에 비해 43% 높은 수준이다.
애플보다 높은 PER을 보이는 곳도 많다. 일례로 엔비디아는 포워드 PER이 40배가 넘는다.
그러나 현재 엔비디아 고평가 논란은 많지 않다. 탄탄한 실적 전망으로 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다르다.
이 정도로 높은 프리미엄을 누릴 자격이 있는지에 의문이 높다.
팩트세트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애플 EPS가 내년과 후년 각각 약 8%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높은 PER을 정당화할 정도의 순익 성장이 아니다.
웨드부시 증권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를 비롯해 일부 낙관론자들은 애플이 AI 아이폰을 무기 삼아 아이폰 업그레이드 수요를 대폭 늘릴 것으로 낙관하며 이같은 주가가 정당하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실제로 업그레이드 수요가 폭증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맥심 그룹 애널리스트 톰 포트는 애플의 아이폰 실적이 기대를 충족할 만큼 압도적이지 않으면 지금의 주가는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9월이나 12월 분기부터 애플이 아이폰 실제 실적에 따른 압박을 받을 것으로 비관했다.
포트는 보유 추천에 178달러를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애플은 이날 4.18달러(1.97%) 상승한 216.67달러로 올라섰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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