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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11일 환시 개입에 30조원 투입 추정...후속 개입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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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11일 환시 개입에 30조원 투입 추정...후속 개입에 촉각

한 남성이 2024년 7월 12일 일본 도쿄에서 미국 달러에 대한 일본 엔화의 환율을 표시하는 전광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한 남성이 2024년 7월 12일 일본 도쿄에서 미국 달러에 대한 일본 엔화의 환율을 표시하는 전광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일본 외환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추정 이후 엔화 환율이 12일(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이틀째 상승했다.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일본 외환 당국은 38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엔화 가치를 떠받치기 위해 11일 엔화 매수(달러 매도) 개입에 나선 것으로 추정됐다.

블룸버그는 일본은행(BOJ) 계좌 분석을 통해 일본 당국이 전일 약 3조5000억 엔(220억 달러·약 30조 원)을 시장 개입에 투입한 것으로 추산했다.

로이터도 일본은행이 전일 3조엔(188억 달러) 이상을 시장 개입에 썼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어진 이날 거래에서도 개입 경계감이 팽배한 가운데 달러/엔 환율은 1개월 만에 최저치인 157.30엔까지 하락했다. 달러/엔 환율은 후반 158.01엔에 거래되며 전일 대비 0.55% 하락 마감했다. 엔화는 유로화에 대해서도 강세를 보이며 유로/엔 환율은 0.2% 하락한 172.28엔에 거래를 마쳤다.

일본 당국은 전일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깜짝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 뒤 지난 5월 초 이후 2개월 만에 환시 개입에 나선 것으로 추정됐다.

뉴욕 소재 미쓰비시UFJ의 오노데라 다카하미 세일즈 및 트레이딩 담당은 블룸버그에 ”(개입) 타이밍이 좋았고 확실한 효과가 있었다“면서 ”적어도 투기세력들을 더 경계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일본 지지통신에 따르면 재무성 외환 정책 실무자인 간다 마사토 재무관은 11일의 환시 개입 여부에 대해 직접 언급은 거부했다. 그는 다만 ”환율 변동이 일방적이고 투기적 움직임이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면서 경제 펀더멘털과 동떨어진 것으로 보이는 환율 변동성이 컸다고 말했다.

아사히 등 일본 언론은 일본 당국의 개입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엔화는 12일 도쿄 시장 초반에도 일본 당국이 환율 체크에 나섰다는 추정으로 재차 반등했다. 엔화는 이어 이날 뉴욕 시장에서도 다시 157엔대 초반으로 뛰어올랐고 시장 일각에서는 후속 개입이 단행됐다는 추정이 나왔다.

다이와 캐피털 마켓의 경제 리서치 책임자인 크리스 시클루나는 로이터에 "약간의 추가 개입이 나왔을 수 있다”면서 “움직임이 훨씬 더 컸던 11일만큼 자신감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후속 개입 언제?...15일 일본 휴장 주목


일본 외환 당국은 지난 4월 하순과 5월 초에도 엔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9조8000억 엔(620억 달러·약 85조 원)을 투입한 것으로 추산된 바 있다.

당시 개입 규모를 감안할 때 이번에도 후속 개입 가능성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오는 15일 일본 금융시장이 휴장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 시장은 긴장감을 한층 높이는 분위기다.

지난 4월 하순에도 일본 당국은 공휴일에 유동성이 감소하고 시장이 엷은 틈을 개입에 적극 활용한 바 있다.

다이와의 시클루나는 "월요일인 15일이 일본 공휴일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그들(일본 당국)이 조치를 시행하기에 나쁘지 않은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엔화가 1980년대 중반 이후 최저치에 근접한 상황에서 일본 당국의 추가 개입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고 보고 있다.

소시에테제네랄(SG)의 기업 리서치 외환 및 금리 책임자인 케네스 브룩스는 "일본은행이 원투 펀치 전략을 취한다고 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며 ”유동성이 좋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시기이며, 15일로 예정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연설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5일 워싱턴 이코노믹 클럽이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시장은 파월 의장이 9월 금리 인하와 관련한 신호를 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11일 미국의 6월 CPI 지표가 둔화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9월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90% 이상으로 반영했다. 연내 연준의 금리 인하 횟수도 세 차례로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부쩍 늘었다.

이에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 축소 전망이 커지면서 엔화가 반등 모멘텀을 찾을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엔화는 올해 달러 대비 11% 하락하면서 주요 10개국(G10) 통화 중에 가장 부진한 흐름을 보인 바 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