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아시아 태평양 지역 ESG 채권 발행액은 28억 달러(약 3조86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86% 급감했다. 특히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의 ESG 채권 발행이 크게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이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소비 위축으로 상업용 및 주택용 부동산 판매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에너지 효율이 높은 건물 등 친환경 부동산 프로젝트 자금 조달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트레버 앨런(Trevor Allen) 지속가능성 연구 책임자는 "중국 주택 시장 침체로 녹색 증권화 대출이 줄었다"며 "이는 분명한 차질"이라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ESG 채권 발행을 활발히 해온 중국 진마오홀딩스그룹, 슈이온랜드, 비야디(BYD) 등 주요 기업들의 발행량도 감소했거나 아예 없었다. 지난 2년간 43억 달러(약 5조9400억 원)에 달했던 중국 개발업체의 상업용 모기지 담보 증권 판매도 올해는 전무했다. 저렴한 주택 공급을 목표로 ESG 채권을 발행해온 한국주택금융공사도 올해 발행 실적이 없었다.
반면, 중국의 전기차 생산업체는 올해 아시아 ESG 채권 시장의 주요 발행 주체로 떠올랐다. 비야디 관련 회사인 성시 룽디 오토 론 ABS와 창청자동차 관련 회사인 창잉 오토 론 ABS는 총 22억 달러(약 3조408억 원)를 조달했다.
ESG 채권은 주택담보대출, 자동차 대출 등 자산을 담보로 발행되는 이자부 증권이다. 하지만 친환경 속성에 대한 명확한 기준 부족과 기초 대출 데이터 제한 등으로 투자자들은 복잡하고 불투명한 상품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아시아 시장은 유럽연합(EU)과 달리 ESG 채권 시장에 대한 규제가 미비해 투자자들의 면밀한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