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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빅테크 "끝내 거품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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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빅테크 "끝내 거품붕괴"

애플-구글 AI 반도체 동맹 엔비디아 강타… 테슬라 자율차 기술결함 뉴욕증시 기술주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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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공포
미국 연준이 FOMC를 열어 금리인하를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뉴욕증시에서 빅테크들이 거품붕괴 현상을 보이고 있다. 엔비디아 테슬라 MS 비트코인 ASML등이 와르르 급락하고 있다.

31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뉴욕증시의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테슬라 ASML AMD도 흔들리고 있다. 엔비디아는 한때 100달러선이 위협받기도 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엔비디아 주가 폭락과 관련해 빅테크 등 기업이 AI에 대한 투자를 계속 확대할 것인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함이 증폭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빅테크 기술주 급락은 테슬라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실적 발표를 하면서 촉발됐다. 빅테크 중 마이크로소프트(MS)가 곧 실적 발표를 한다.

뉴욕증시는 빅테크가 AI 투자를 확대하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 지출 대비 수익 창출이 가능하냐는데 대한 의문이다. 알파벳은 지난 2분기 생성형 AI 서비스 지원에 필요한 인프라 투자를 포함하는 자본 지출이 132억 달러로 월가 전망치 122억 달러를크게 초과했다. AI에 대한 자본지출이 향후 AI가 창출할 매출에 비해 너무 높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면서 호실적 발표에도 주가는 다음날 5% 떨어진 바 있다. 빅테크가 AI 지출을 줄이면 엔비디아는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다.

이와 함께 애플이 자사의 AI 모델 학습에 엔비디아의 칩이 아닌 구글 칩을 사용했다는 점도 주가 하락의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자체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의 기반이 되는 AI 모델을 "클라우드 TPU 클러스터"에서 학습시켰다고 밝혔다. 애플이 말하는 TPU(Tensor Processing Unit·텐서 프로세서 유닛)는 구글이 AI 구동을 위해 자체 설계한 '커스텀 칩'(custom chip·기계 학습과 추론을 위해 특화된 칩)이다. 엔비디아가 AI 칩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애플이 엔비디아가 아닌 구글 AI 칩을 이용해 AI 모델을 학습시켰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엔비디아가 흔들리고 있다.
뉴욕증ㅅ시에서는 빅테크 기업들이 최첨단 AI 훈련과 관련해 엔비디아의 대안을 찾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2분기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부진한 실적을 낸 데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발표 내용도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폭락했다. 테슬라 자율차에서 결합이 무더기로 나왔다는 보도오 주가 급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테슬라는 앞서 월가의 예상치보다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다. 테슬라의 2분기 주당순이익은 0.52달러(약 721원)로 월가의 예상치인 0.62달러를 밑돌았다. 테슬라의 실적은 4개 분기 연속으로 예상치에 못 미치는 '어닝 미스'를 기록했다. 또 머스크 CEO는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자율주행 로보(무인)택시의 공개 시기를 종전에 예고한 '8월 8일'에서 '10월 10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월가의 캔터 피츠제럴드, CFRA, 뉴스트리트 리서치 등도 테슬라에 대한 투자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미 선행 주가수익비율 80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다른 자동차업체나 대형 기술주들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향후 공개될 로보택시 역시 현재 주가에 내재한 높은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날 뉴욕증시는 7월 연방공개시장회의(FOMC) 첫날, 대형 기술주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실적 발표를 기다리며 혼조세로 출발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크게 떨어지고 있다. 뉴욕증시 관심은 연준이 통화정책 결정을 위해 소집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7월 회의에 쏠렸다. 31일까지 이틀 일정으로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 금리 인하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뉴욕증시는 9월 중순 이전에 금리 인하 시점 및 폭, 연내 횟수 등을 확인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높다.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매파'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를 대신해 금리 결정 투표를 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굴스비 총재는 올해 투표권이 없다. 그러나 올해 투표권을 갖고 있던 메스터 총재가 지난달 은퇴하고 후임 베스 해먹이 8월 중 공식 업무를 시작함에 따라 '비둘기' 굴스비 총재가 '매' 메스터 총재를 대신해 투표하게 됐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장 마감 후 발표될 마이크로소프트 2024 회계연도 4분기 실적을 기다리고 있다. 엔비디아 대항마로 평가받는 AMD(Advanced Micro Devices)와 스타벅스 등의 실적 발표도 예정돼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실적발표를 앞두고 약보합세로 거래를 시작했다. 뉴욕증시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매출과 주당순이익(EPS)이 각각 644억 달러, 2.94달러를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562억 달러, 2.69달러) 대비 증가세를 보이고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날 자체 인공지능(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가 탑재된 iOS 개발자 베타 버전을 깜짝 공개한 애플의 주가도 보합권에 머물러 있다.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 가운데 알파벳(구글 모기업)·아마존·메타(페이스북 모기업)는 상승세,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애플·테슬라는 하락세로 장을 열었다. 마이크로소프트발(發) 글로벌 정보기술(IT)대란을 촉발, 주가 급락을 겪은 사이버 보안 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델타항공이 항공편 무더기 취소에 따른 대규모 피해를 보상받기 위해 변호인단을 선임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주가가 전일 대비 8% 이상 떨어졌다.

뉴욕증시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의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연준이 7월 FOMC에서 금리를 25bp 인하할 확률은 4.1%, 동결 가능성은 95.9%로 나타났다. 연준이 오는 9월에 금리를 25bp 이상 인하할 가능성은 100%로, 25bp 인하 확률 87.7%, 50bp 인하 확률 11.9%, 75bp 인하 확률 0.4%로 반영됐다.

유럽증시는 오름세를 보였다. 독일 DAX지수는 0.70%, 영국 FTSE지수는 0.02%, 범유럽지수 STOXX600는 0.67% 각각 상승했다. 국제 유가는 내림세다.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은 한때 7만 달러선을 터치한 뒤 곧바로 반락하는 등 출렁이고 있다.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 대량 처분을 예고하면서 비트코인은 물론 이더리움 리플등 암호 가상화폐 전반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비트코인을 “전략적 국가 비축물”로 규정했다. “당선되면 정부가 보유하고 있거나 미래에 획득할 비트코인을 100% 유지할 것”이라며 “절대 비트코인을 팔지 말라”고도 했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는 비트코인 매각을 선언했다.

미국 정부는 범죄자들에게서 압수한 비트코인 약 21만 개를 보유 중이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