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첫 금리 인하, 금리 인상 폭에 관심 집중
트럼프 승리 시 불확실성 고조
트럼프 승리 시 불확실성 고조

파월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연준이 금리 인하를 해선 안 된다고 언급한 데 대한 입장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 어떤 정치적 결과를 지지하거나 반대하기 위해 우리의 정책 수단을 절대로 쓰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우리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모든 미국인의 이익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 기구인 FOMC 정례 회의는 올해 3회 예정돼 있다. 대선 전에는 9월 17~18일에 한 번 열린다. 그다음 번 11월 회의는 대선 다음 날인 11월 6일 시작된다. 월가와 금리 선물 시장, 채권 시장은 연준이 9월에 금리를 내릴 가능성을 100%로 본다. 문제는 금리 인하 폭이다. 이때 연준이 0.25%포인트 금리를 내리는 베이비 스텝을 취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폴리티코는 연준이 예상대로 9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면 ‘정치적 낙진’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공화당이 파월 의장을 공격하면 11월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연준의 독립성을 강조하면서 통화정책에 관해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NYT가 지적했다. 이 신문은 최근 2년 동안 바이든 대통령과 파월 의장이 직접 대면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민주당 유력 인사들이 연준과 파월 의장에게 조기 금리 인하를 요구해 왔다. 민주당의 유력 정치인인 엘리자베스 워런, 존 히켄루퍼, 셀던 화이트하우스 상원의원은 30, 31일 FOMC 회의가 열리기 직전에 파월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낮추라고 요구했다. 파월 의장은 이런 요구를 무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중에 파월 의장에게 금리를 낮추라고 공개적으로 압박했었다. 트럼프는 이제 자신이 집권하면 금리가 낮아질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도 대선 전 금리 인하에는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전미흑인언론인협회(NABJ) 초청 토론에서 “내가 대통령이 되면 금리를 낮춰 식품 비용이 덜 들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대통령이 금리를 결정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면서 “연준은 워싱턴 정치권과는 거리를 두고 독립적으로 운영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이에 앞서 지난 16일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 한 인터뷰에서 연준이 오는 11월 대선 이전에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어쩌면 그들이 선거 전에, 11월 5일 전에 할 수 있겠으나 그것은 그들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을 알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파월 연준 의장이 오는 2026년 5월까지 자신의 임기를 마치도록 놔두겠다고 밝혔다.
NYT는 “트럼프가 대선에서 이기면 그가 집권 1기 당시처럼 지속해서 중앙은행을 비난할지, 아니면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파월 의장 해임을 추진할지 의문으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승리하면 파월 의장과 연준이 현재의 코스대로 통화정책을 지속해서 끌고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NYT가 보도했다.
연준은 30, 31일 열린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5.25∼5.5%로 동결하면서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고용시장이 현재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인플레이션이 하락한다면 9월에 기준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이고, 이르면 9월에 금리 인하가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월가는 연준이 9월부터 시작해서 연말까지 총 3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한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