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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재편 가속화 속 글로벌 전략 내실화 필요성 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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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재편 가속화 속 글로벌 전략 내실화 필요성 증대

미국 정치 지형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기술 혁신 등으로 공급망 다변화, 기업 자금조달 및 운영 효율성 제고 시급

글로벌 공급망이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은 계속된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 공급망 재편은 계속된다. 사진=로이터

미국 대선으로 정치 지형 변화가 불가피하고, 지정학적 불확실성의 증대와 인공지능(AI) 기술 혁신으로 기업들의 공급망 다변화 전략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기업의 재무 및 운영 전략도 혁신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시티그룹의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공급망 혼란을 겪은 후, 기업들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미국 기업들의 중국 의존도가 크게 낮아지고 있으며, 동남아시아와 멕시코 등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중국+1’ 전략이 더 확산되고 있다.

미국 인구조사국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미국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7년 21.6%에서 2023년 3분기 기준 14.6%로 감소했다. 이는 미국 기업들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세계은행 데이터에 따르면, 베트남의 제조업 수출액이 2010년 약 450억 달러에서 2022년 3710억 달러로 급증했다. 이는 기업들이 중국을 대체하는 생산기지로 베트남을 선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게다가 멕시코 통계청(INEGI) 자료에 따르면, 멕시코의 제조업 수출액이 2020년 3879억 달러에서 2022년 4910억 달러로 늘었다. 이는 미국 기업들이 지리적으로 가까운 멕시코로 생산을 이전하는 추세를 반영한다.

특히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의 ‘세계투자보고서 2023’에 따르면, 2022년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입액이 전년 대비 5% 증가한 1745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대신 동남아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결과로 UNCTAD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FDI 유입액은 2022년 1805억 달러로 전년 대비 8%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런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기업들은 재무 건전성 제고와 운영 효율성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고금리 환경 속에 외부 자금조달 의존도를 낮추고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운전자본 관리에 집중하고 있으며, 공급망 전반에서 회복력 강화를 위해 공급업체 지원 프로그램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과 신흥국 기업들의 자금조달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혁신적인 금융 솔루션 개발이 활발하다. 구매발주서 금융, 딥티어 금융 등 공급망 깊숙한 곳까지 자금을 공급하는 방안들이 주목받고 있으며, 국제금융공사(IFC) 등 다자개발은행들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기술 혁신 또한 공급망 금융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블록체인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과 리스크 관리가 강화되면서 기업들의 신용평가와 자금조달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e커머스의 급성장으로 B2B 거래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온라인 구매자와 판매자 금융 수요에 맞춰 은행과 핀테크 기업들의 협력이 확대되고 있으며, 실시간 의사결정과 다양한 소프트웨어 시스템과 애플리케이션을 연결하고 상호 작용하게 하는 API 기반의 기술 통합 등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대선으로 정치 지형이 바뀌면, 정책 변화로 인해 공급망 흐름에 또 다른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연준도 금리 정책을 이르면 9월에 바꿀 예정이고, 미·중 관계도 새로운 전환기에 돌입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변화 속에 기업들의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공급망 다변화에 따른 비용 증가와 복잡성 심화에 대비해 재무 전략을 재정비하고, 디지털 전환을 통해 운영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지속가능성과 ESG 요소를 고려한 공급망 관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향후 글로벌 교역 환경은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미·중 갈등, 중동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규제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미·중 갈등이 더 심화될 수 있어 이에 따라 기업들의 공급망 관리와 금융 전략은 더욱 정교해져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글로벌 공급망의 대대적인 재편이 진행되는 가운데, 기업들은 리스크 관리와 효율성 제고를 위해 금융 및 운영 전략의 혁신에 나서야 한다.

특히 중소기업과 신흥국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며, 기술 혁신을 통한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체계 구축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런 변화에 성공적으로 대응하는 기업들이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해 한국도 공급망 다변화와 기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특정 국가 편중 의존도를 낮추고 신흥시장 진출을 확대하는 한편, AI와 블록체인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공급망 관리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동시에 중소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과 혁신적 금융 솔루션 개발도 필요하다. 또한 지속가능성과 ESG를 고려한 경영 전략의 수립, 디지털 무역 역량 강화 그리고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체계적 대응 능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