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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사상 첫 '국부펀드' 만든다..."안보 이익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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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사상 첫 '국부펀드' 만든다..."안보 이익 투자"

바이든 정부 계획안 마련, 트럼프도 국부 펀드 공약으로 제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임기말 이전에 국부 펀드를 조성해 중국이나 러시아 등 적성국의 핵심 기술이나 자원 장악 차단에 나선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임기말 이전에 국부 펀드를 조성해 중국이나 러시아 등 적성국의 핵심 기술이나 자원 장악 차단에 나선다. 사진=AP/연합뉴스
미국에서 사상 처음으로 국부 펀드(Sovereign Wealth Fund)가 만들어진다.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는 이미 국부 펀드 조성을 위한 계획안을 마련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최근 이 펀드 조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국부 펀드는 국가가 수익 창출을 위해 외환 보유액과는 별개로 조성해 운영하는 투자용 자금이다. 국부 펀드는 헤지펀드나 사모펀드처럼 상장기업 주식 매입이나 스타트업 또는 비상장 기업 지원 등 다양한 금융 전략을 동원한다.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는 국부 펀드를 조성해 기술, 에너지, 필수 공급망 구축 등 국가 안보 이익과 직결된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미국과 영국 언론이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중국, 러시아 등과의 경쟁에서 미국이 우위를 유지하는데 이 자금을 투입하겠다는 게 바이든 정부의 구상이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이날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국부 펀드 설립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지난 수개월 동안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 보좌관, 달립 싱 국제경제 보좌관 등의 주도로 국부 펀드 조성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백악관은 국부 펀드 조성을 위한 기본 계획 수립 작업을 마쳤고, 이 계획안을 관련 부처 관계자들이 회람하고 있다고 FT가 전했다.
미국은 특히 핵심 광물이나 신규 기술을 중국이나 러시아 등 적대국들이 장악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데 국부 펀드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미국은 특히 중국의 국부 펀드인 CIC(중국투자공사)가 막대한 외환 보유액을 이용해 핵심 천연 자원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중국 CIC가 선도하는 ‘차이나 머니는 세계 자본시장과 부동산, 대운하, 원유, 금 등 광산자원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CIC는 중국의 외환 보유액이 급격히 팽창하던 지난 2007년 설립돼 중국의 전략적 해외 자산 매입과 이를 통한 국부 증진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동 사태 악화 등으로 지정학적 긴장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부 펀드를 출범해 미국의 안보 이익을 지키려고 한다. 특히 국의 공급망 탄력성을 높여 유동성이 부족하지만, 채무 지급 능력있는 기업들이 중국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국부 펀드가 지원할 것이라고 미 정부 관리가 말했다. 미 국부 펀드가 특수 선박 제조, 핵융합처럼 진입 장벽이 높은 분야에서 지분 참여에 나설 수 있다고 미국 정부 관리가 설명했다. 핵심 광물을 인공적으로 합성하는 기술 개발에도 국부 펀드 자금이 투입될 수 있다.

미국에는 아직 국부 펀드가 없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뉴욕 이코노믹 클럽 연설에서 국부 펀드 창설을 제안했다. 그는 관세 인상으로 확보한 자금으로 국부 펀드를 조성해 제조업과 국방 및 의료 연구 등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집권에 성공하면 모든 수입품에 10~20%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에는 60% 이상의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공약했었다.

트럼프는 “미국 국민 전체의 이익을 위한 위대한 국가적 노력이 필요한 곳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나라들국부 펀드가 있으나 미국에는 그런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이 투자 기관을 국부 펀드라고 부르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이 용어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부 펀드 조성 문제를 헤지펀드 억만장자인 존 폴슨 폴스앤컴퍼니 회장과 논의하겠다고 했다.

미국 정부가 국부 펀드를 조성하려면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바이든 정부는 아직 의회 측과는 협의에 나서지 않은 상태라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