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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니피센트 7, 금리 민감도 낮아...기업 혁신과 성장성이 핵심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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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니피센트 7, 금리 민감도 낮아...기업 혁신과 성장성이 핵심 변수”

연준의 금리 인하와 M7 주가 상관성.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연준의 금리 인하와 M7 주가 상관성. 사진=로이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메타, 테슬라로 구성된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7)' 기술주 영향이 주목받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각) 배런스가 보도했다.

그러나, 보도에 따르면, 금리 인하가 이들 대형 기술주에 미칠 영향은 예상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9월 18일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CME 그룹의 페드워치 도구에 따르면, 시장은 40베이시스포인트(bp) 인하 확률을 50%, 50bp 인하 확률을 50%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지난주 대비 금리 인하 기대감이 크게 상승한 수치다.

역사적으로 금리 인하는 기술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는 주로 현금흐름 할인 모델(Discounted Cash Flow model, DCF)과 관련이 있다. DCF 모델은 기업의 미래 현금흐름을 현재 가치로 환산해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데, 이 과정에서 할인율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할인율은 주로 무위험 이자율과 위험 프리미엄으로 구성되며,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하면 무위험 이자율도 하락해 DCF 할인율을 낮추게 된다.

할인율이 낮아지면 미래 현금흐름이 현재 가치로 환산될 때 그 가치가 상승하며, 미래 현금흐름이라도 더 높은 현재 가치를 가지게 된다. 특히, 기술 기업들은 대체로 성장 단계에 있어 현재보다는 미래에 더 큰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들 기업의 가치 평가에서 미래 현금흐름의 비중이 매우 크다.

금리 인하로 인한 할인율 하락은 미래의 현금흐름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10년 후의 현금흐름은 1년 후의 현금흐름보다 할인율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 특성으로 인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술주들이 금리 인하의 혜택을 더 크게 받는 경향이 있다.

또한, 낮은 금리 환경에서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을 찾아 위험 자산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어,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술주는 이 상황에서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 금리 인하는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도 낮추는데, 특히 연구개발(R&D)과 확장에 많은 자본이 필요한 기술 기업에 이는 큰 이점이 될 수 있다.

더불어 금리 인하는 일반적으로 경제 성장을 촉진한다. 경제 성장은 기술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기술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역사적으로 금리 인하가 기술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런스의 최근 상관관계 분석에 따르면, 매그니피센트 7지수는 금리 하락에 대한 민감도가 예상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그 7지수의 금리 민감도(상관관계 0.43)는 나스닥 100 지수(0.52), S&P500 지수(0.56), 러셀 2000 지수(0.59)보다 낮았다.

상관관계 수치는 -1에서 1 사이의 값을 가지며, 1에 가까울수록 두 변수가 같은 방향으로 강하게 움직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금리와 주가의 상관관계가 높다면, 금리가 떨어질 때 주가는 올라가는 경향이 강하다.

이번 분석에서 매그니피센트 7지수의 상관관계는 0.43으로, 다른 주요 지수들보다 낮게 나타났다. 이는 금리 인하가 매그 7 주가에 예전만큼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금리가 떨어지더라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테슬라, 엔비디아와 같은 대형 기술주 주가가 다른 주식들만큼 크게 오르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전문가들은 주가 결정의 핵심 요인은 여전히 펀더멘털이라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엔비디아의 경우 곧 출시될 블랙웰 GPU 시장 수용도와 2025년 매출 성장 가능성이 연준의 금리정책보다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이 외에도 이들 기업은 이미 매우 큰 규모로 성장했기 때문에, 추가 성장 가능성이 과거보다 제한적일 수 있고, 재무 상태가 탄탄해서 금리 변동이 그들의 사업 운영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을 수 있다는 점, 투자자들이 이미 이 기업들의 미래 성장을 주가에 반영했을 수 있어, 금리 변화에 따른 추가적인 주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분석은 글로벌 투자 시장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투자자들은 단순히 거시경제 정책에 의존하지 말고, 개별 기업의 성장 전망과 경쟁력을 더욱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기술 섹터에서는 혁신 능력과 시장 지배력이 주가 결정에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반도체 기업에도 이는 중요한 의미를 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기술 기업들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미국의 금리정책 변화보다 각 기업의 기술 경쟁력과 시장 점유율 확대 노력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특히, AI 반도체 시장에서 성과와 메모리 반도체 가격 회복 여부가 주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흐름의 배경에는 기술 산업의 성숙화와 함께 투자자 평가 기준 변화가 있다. 과거에는 저금리 환경에서 성장 가능성만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이제는 실질적인 수익성과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이 더욱 중요해졌다.

결론적으로, 연준의 금리정책은 여전히 중요한 변수지만, 그 영향력은 과거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 투자자들은 거시경제 지표와 함께 개별 기업의 경쟁력, 혁신 능력, 시장 지배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특히 기술 섹터에서는 AI, 클라우드, 반도체 등 핵심 성장 분야에서의 성과가 중요할 것이다. 한국 기업들도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기술 혁신과 경쟁력 강화에 더욱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