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뉴욕증시와 상업거래소에 따르면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개월 선물에 대한 하락 베팅(풋옵션) 대비 상승 베팅(콜옵션) 비율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유공급 차질 우려가 치솟던 2022년 3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는 마의 배럴당 81달러도 넘어섰다. 뉴욕증시에서는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란의 석유 수출이 막힐 가능성이 제기되자 다시 국제유가 상승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몰린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전거래일인 지난 4일, '서프라이즈' 수준으로 대폭 개선된 강력한 고용지표가 노동시장 약화 우려를 씻어내고 경제 연착륙 기대를 높이면서 일제히 상승 마감한 바 있다. 주간 기준으로도 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다우지수는 역대 최고 종가 기록까지 새로 썼다. 그러나 '고용 서프라이즈'가 연준의 금리인하를 방해할 것이라는 전망에 다시 뉴욕증시는 하락 반전하고 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집계하는 변동성지수(VIX)는 전거래일보다 1.61포인트(8.38%) 높은 20.82를 나타내고 있다.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 가운데 엔비디아·메타(페이스북 모기업)는 상승세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애플·알파벳(구글 모기업)·테슬라·아마존은 하락세다. '깜짝 개선' 고용지표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11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까지 급부상하면서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4.3bp 오른 4.024%를 기록했다. 뉴욕증시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Group)의 페드워치(FedWatch) 툴에 따르면 연준이 오는 11월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18.5%로 전거래일(2.6%) 보다 15.9%포인트나 더 커졌다. 25bp 추가 인하 확률은 81.5%, 50bp 빅컷 가능성은 0.0%로 반영됐다.
유럽증시는 혼조세다.독일 DAX지수는 0.11% 밀린 반면 영국 FTSE지수는 0.31%, 범유럽지수 STOXX600은 0.20% 각각 상승했다.국제 유가는 급등세를 지속했다.애플의 최신 스마트폰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매우 높지만, 스마트폰들이 이런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뉴욕증시 투자은행 제프리스는보고서에서 "아이폰16과 아이폰17에 혁신적인 신기능이 부족하고 인공지능(AI) 기능도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이런 점 때문에 "(전년 대비) 시장이 예상하는 5∼10%의 판매 증가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이폰16은 지난달 출시에 들어간 최신 아이폰으로, 이달 중 아이폰 운영체제 iOS 업그레이드를 통해 AI 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기대를 모아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이폰16에서는 AI 기능이 일부 구현되고 내년에야 대부분의 AI 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제프리스도 아이폰16 뿐만아니라 내년에 나올 아이폰17에서도 AI 기능이 완전히 구현되지는 못할 것으로 관측한 것이다.
애플은 지난 4월 다른 빅테크에 비해 AI가 뒤처져 있다는 평가 속에 주가는 164달러선까지 하락했다.이후 AI 기능이 소비자들의 기기 업그레이드를 촉진해 매출 증가를 가속할 것이라는 낙관론으로 주가가 30% 이상 뛰었다.그러나 "강력한 AI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 하드웨어가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애플은 다시 밀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이폰16과 17에서는 AI 기능 구현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더구나 애플의 개선은 2026년이나 2027년께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2026년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폰18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란 부정적 전망도 많다.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 주가는 상승세다. 시가총액도 3조1천700억 달러로 증가하며 이날 0.21% 내린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장중 시총 2위로 올라섰다.시총 1위 애플(3조4천170억 달러·0.90%↓)과 격차는 약 8%로 줄였다. 엔비디아의 이날 상승은 'AI 거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에서도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에 대한 수요가 견조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일 CNBC 방송에 출연해 "블랙웰을 완전히 생산 중이며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블랙웰에 대한 수요는 엄청나다. 모두가 최대한 (물량을) 원하며 가장 먼저 받고 싶어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황 CEO는 지난 8월 실적 발표 후 가진 콘퍼런스콜에서도 블랙웰 수요에 대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크다"고 말하기도 했다.블랙웰은 H100과 H200 등 엔비디아의 호퍼를 이을 최신 칩으로 4분기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