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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조기 승리 선언이 드러내는 미국 정치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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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조기 승리 선언이 드러내는 미국 정치의 민낯

2017년 45대 대통령 취임식 당시의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17년 45대 대통령 취임식 당시의 모습. 사진=로이터

미국 차기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한 이후 세계 경제와 국제 질서의 근본적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6일(현지시각) 트럼프가 바이든 행정부의 성과를 자신의 공으로 돌리며 미국이 이미 '위대하다'고 선언한 것에 대해 심층 분석을 내놓았다.

트럼프는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국경안보 강화, 중동 평화 정착, 아편과 유사한 작용을 하는 합성 진통·마취제로 강력한 중독성을 가진 오피오이드 문제 해결 등의 성과를 자신의 영향으로 돌렸다. 그러나 WP는 이러한 성과들이 실제로는 바이든 행정부 시기에 이루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실 왜곡이 향후 미국 정책의 신뢰성과 일관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취임 전부터 드러나는 인사 정책 혼선도 주목된다. 보도에 따르면, 주요 각료 후보자들의 잇따른 교체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일부 후보자들의 자질 논란과 과거 의혹이 불거지면서 향후 행정부 운영의 안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대외 정책에서는 전방위적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예상된다. 트럼프는 첫 임기 때와 같이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와 기술 수출 통제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반도체, 인공지능(AI), 배터리, 바이오 등 첨단기술 전반에 걸쳐 대중국 규제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의 광범위한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응해 중국은 기술 자립도 제고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최근 '핵심기술 자립'을 강조하며 반도체, AI 등 핵심 산업에 대한 1조 위안(약 18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미중 갈등이 글로벌 기술 산업의 이원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국 경제는 이러한 변화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일 전망이다. 산업별로 보면, 반도체는 미국의 대중 수출통제 강화로 인한 생산차질이 우려되며, 2차전지는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로 인한 미국 시장 진출 제약이 예상된다. 바이오와 AI 분야에서도 기술 표준의 이원화에 따른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은 세계 경제와 국제 질서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이 변화 속에서 리스크 관리와 새로운 기회 포착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정부와 기업의 긴밀한 협력을 통한 전략적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