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카와 "지난해 美 대선 앞둔 시점부터 투자 위축...12월 부터는 투자 회복세"
일본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야스카와 일렉트릭이 한국 반도체 산업의 수요 감소와 미국의 투자 중단으로 연간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야스카와는 2024년 2월 종료 회계연도의 연결 영업이익이 580억 엔(3억 6,800만 달러)으로 전년 대비 1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11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이는 기존 전망치보다 60억 엔 낮아진 수치다. 매출도 5,480억 엔으로 5%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이전 가이던스에서 50억 엔 하향 조정된 것이다. 다만 순이익은 중국 계열사 지분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으로 24% 증가한 630억 엔을 기록할 전망이다.
자동차용 로봇과 반도체 제조장비 부품을 생산하는 야스카와의 부진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설비투자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서보모터 부문이 한국의 반도체 자본지출 축소로 큰 타격을 받았다.
인버터 부문도 미국 대선을 앞둔 불확실성으로 석유·가스 산업과 에어컨 제조업체들의 투자가 위축되며 수요가 감소했다. 3분기(9~11월) 수주액은 1,205억 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했다.
아유미 하야시다 야스카와 고위임원은 "9~11월 매출이 예상치를 하회했지만, 12월 이후 투자 활동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3분기 실적은 영업이익이 343억 엔으로 26% 감소했고, 매출은 3,936억 엔으로 7% 줄었다.
야스카와는 중기계획을 통해 내년도 영업이익 1,000억 엔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수정된 전망치 대비 72%의 이익 성장이 필요한 수준이다. 오카산증권의 토시하루 모로타 애널리스트는 "미국에서의 로봇 판매는 유망하지만, 중국 시장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야스카와의 실적 하향 조정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당면 과제를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반도체 제조장비용 핵심 부품인 서보모터 수요가 급감했다는 점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설비투자 축소가 글로벌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들의 투자 사이클이 바닥을 찍었을 수 있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야스카와가 12월부터 투자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언급한 점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투자 재개 가능성을 시사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