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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부품업체 앱티브, 기업가치 제고 위해 전기·자율주행 사업 분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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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부품업체 앱티브, 기업가치 제고 위해 전기·자율주행 사업 분할

전기차 부품·첨단기술 사업부 분리로 기업가치 90% 상승 기대
월스트리트 대기업들 분할 통한 가치 제고 성공사례 잇따라
2018년 10월 1일 멕시코 시우다드 후아레스에 있는 앱티브 PLC의 연구 개발 시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18년 10월 1일 멕시코 시우다드 후아레스에 있는 앱티브 PLC의 연구 개발 시설. 사진=로이터

미국 자동차 부품업체 앱티브(Aptiv)가 전기시스템과 자율주행 기술 사업을 분리하는 기업 분할을 단행한다. 배런스는 이 회사가 전기부품 공급 사업과 자율주행 기술 솔루션 사업을 독립 법인으로 분리한다고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앱티브 전기시스템 사업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부품 공급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2024년 세계 전기차·하이브리드차 판매가 2300만 대로 2023년보다 400만 대 늘었기 때문에 이런 전략적 전환은 이 회사 미래에 도움이 된다고 배런스는 전했다. 제너럴모터스(GM) 등 자동차 업체들의 전동화 가속으로 이 부문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회사 자율주행 기술 사업은 센서와 클라우드, 자동차용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공급하며 자동차 산업 외 다른 분야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2024년 기준 전기시스템 사업의 이자·세금·감가상각비·할부금 공제 전 영업이익(EBITDA)은 8억 달러, 자율주행 기술 사업은 23억 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이번 분할은 최근 월스트리트에서 확산하는 대기업 사업 분할 추세와 맥을 같이한다. 제너럴일렉트릭(GE)은 2023~2024년 GE 헬스케어테크놀로지스, GE 버노바, GE 에어로스페이스로 분할해 시가총액이 수천억 달러 증가했다. 3M은 2024년 4월 헬스케어 부문을 솔벤텀으로 분사한 뒤 주가가 상승했다.

듀폰도 올해 전자사업부 분사를 추진 중이며, 허니웰은 항공우주 부문 분사를 검토하고 있다. 보잉도 민간항공, 방산, 서비스 등 3개 회사로 분할하자는 제안이 제기됐다.

골드만삭스의 자동차 산업 담당 애널리스트 조지 갈리어스는 "사업 분할로 각 부문 전문성과 경영 효율성이 높아져 기업가치가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배런스 보도에 따르면, 앱티브 주가수익비율(PER)은 2025년 예상 실적 기준 9.3배다. 전기시스템 사업이 자동차 부품업체 수준인 5배, 자율주행 기술 사업이 산업재 기업 수준인 20배로 평가받을 경우 주가 상승 여력이 90%에 이를 것으로 월스트리트 증권사들은 분석했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신중하다. 이날 앱티브 주가는 2.7% 상승한 63.43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날 S&P500지수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각각 0.8%, 0.2% 올랐다. 최근 12개월간 앱티브 주가는 21% 하락했다. 모건스탠리의 수석 시장 전략가 마이클 윌슨은 "전기차 수요와 세계 자동차 생산 증가세 둔화가 당분간 업계 전반에 부담이 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